새해 증시 기상도는 "흐린 뒤 맑음"으로 예상된다.

상반기까진 경기위축 구조조정 지연 등의 영향으로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지만 경기가 바닥을 찍고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엔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여부와 다우지수및 나스닥지수의 추이는 한국증시의 주가 흐름을 수시로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해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미완의 구조조정"이 새해에는 증시의 활력소로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변수=구조조정이 단연 화두다.

기업부문의 신용위기와 금융시스템마비가 풀리지 않으면 주가가 날개를 펼 수 없다.

우선 상반기까진 내수시장이 죽을 쑬 가능성이 높다.

지난 해의 주가 폭락과 저금리의 영향으로 가계 주름살이 늘어나 소비가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한겨울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고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지난해 4.4분기 소비자동향지수가 지난 98년 3.4분기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금융시장 여건은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공적자금 투입이 마무리되고 은행간 합병과 지주회사를 통한 통폐합이 가시화되면 최소한 불확실성은 제거된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종합금융소득 종합과세와 예금 부분보장제도는 대규모 자금이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의 메리트를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해의 급락에 따른 영향으로 주식이 다른 투자자산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증시를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에따라 2백2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의 대이동을 미리 점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그러나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에 대한 기업의 부담은 여전히 증시에 짐이 될 전망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지난 해보다 40% 증가한 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무보증채가 전체의 79%에 달하는 52조원에 달해 만기연장이 가능할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해외변수=미국증시,유가,반도체 현물가격 등이 관건이다.

"미국증시가 기침을 하면 국내 증시는 감기에 걸린다"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주력산업의 대부분이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인 데다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경제를 거울로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미국경기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본과 유럽경제의 상대적 비중이 축소된 상황에서 미국경기가 둔화되면 세계경기의 급랭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을 비롯한 G7국가의 올 산업생산증가율은 지난 해 4.6%에서 3.5% 선으로 크게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올초에는 미국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를 계기로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하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적다.

또 금리가 인하되면 미국으로 유입되던 세계 민간자본이 다시 유출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이머징마켓에는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유가하락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유가는 지난 해 하반기이후 급등세를 나타내 세계경제에 주름살을 지웠다.

유가상승의 주요 원인은 중동지역 분쟁발생우려및 OPEC(석유생산국기구)의 수급조절이었다.

올해는 유가가 하향안정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석유소비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가를 끌어내리는 큰 요인의 하나가 됐던 반도체 가격이 언제쯤 바닥을 찍고 일어설 지도 관심사다.

반도체는 국내 1위의 수출품목이어서 전산업에 미치는 "연관효과"가 크다.

반도체경기가 살아나면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반도체주는 물론 기술주 전체에 힘을 보태줄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 W 부시가 미국의 새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경우 예기치 않았던 호재가 될 수도 있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