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우승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2001년 새해를 맞은 김미현(23.n016.한별)의 각오는 여느 해와 다르다.

미국 LPGA투어 진출 3년째를 맞는 김미현은 어느 해보다 강도높은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머물고 있는 김미현은 매일 새벽 5km 런닝으로 하루를 시작한뒤 40분 정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풀고 연습볼을 친다.

이후 집근처에 있는 벨라비스타CC에서 18홀 라운드를 마치고 오후에 다시 5km 런닝과 40분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스케쥴로 착실히 몸을 만들고 있다.

"첫 대회는 12일 열리는 LPGA닷컴대회에요. 일단 상위권에 오르는게 목표입니다. 지난해 시즌 초반 잘 나가다가 어깨를 다쳤기때문에 컨디션 조절에 주력하면 상반기에 우승이 가능할 겁니다"

김미현은 미국 진출 2년동안 하반기인 9월 이후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아무래도 시즌초반이 한국에서는 겨울이기때문에 바이오 리듬상 몸이 풀리지 않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2~3월 하와이언오픈과 스탠더드레지스터핑,나비스코챔피언십 등에서 1라운드 2~3위에 올랐다가 등외로 밀려났고 5월에 열린 퍼스타LPGA클래식과 코닝클래식에서도 단독선두에 나섰다가 주저앉은 것도 이에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올해 시즌 초반 대회 일정이 3주 경기-1주 휴식-2주 경기-2주 휴식-3주 경기 등으로 알맞게 짜여져 있어 컨디션 조절만 잘하면 초반 상승세를 탈 것으로 그는 자신하고 있다.

김미현은 지난해 샤로타 소렌스탐의 캐디였던 데이비스와 일찌감치 계약을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끝낸 상태다.

김미현이 미국에서 벌어들인 총 상금액은 1백40만9천여달러(16억원).

미국진출 2년만에 LPGA투어 통산상금랭킹 60위에 올랐다.

데뷔 첫해인 99년에는 58만4천여달러,지난해에는 82만5천여달러를 벌어들였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시즌 상금액 1백만달러를 돌파해 상금랭킹 "톱5"에 진입한다는 각오다.

올해 정한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김미현이 지금까지 우승한 대회는 그저그런 평범한 대회였다.

물론 우승자체만으로도 대단한 것이지만 김미현을 전세계에 각인시키기엔 부족한게 사실이었다.

한국에서부터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박세리(23.아스트라)가 데뷔첫해 US오픈과 맥도널드챔피언십 2개의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며 "월드 스타"로 부상한 것처럼 이제는 메이저대회 우승이 그녀에게 절실한 시점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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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현은 ]

김미현은 98년말 미국 LPGA퀄리파잉스쿨에 응시,12위로 24위까지 주는 풀시드권을 받아 99년 미국에 진출했다.

경비절감을 위해 부모(김정길-왕선행씨)와 함께 싸구려 호텔과 중고 밴으로 미국대륙을 누비며 데뷔 첫해에 스테이트팜레일클래식과 베시킹클래식에서 2승을 거두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세이프웨이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부산 충무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골프채를 잡은 김미현은 92년 부산진여고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으며 지난 96년6월 프로가 됐다.

그해 10월 한국여자오픈에서는 둘째날부터 속이 안좋아 체한줄 알고 식사도 안한채 통증을 참아가며 경기에 임해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후 병원에 가보니 맹장염이었다.

프로통산 전적은 국내 11승과 해외 3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