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년 새해가 한국 비즈니스업계에 주는 의미는 어느때보다 크다.

국가 경쟁력회복을 위한 구조조정과 이에 맞선 노조파업,그리고 정치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죽느냐 사느냐"를 가름해야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 경제는 더욱 더 차디찬 잣대를 들이댈 시장의 요구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2001년 한국 비즈니스를 이끌어갈 뉴리더들의 새해 설계와 장기 비전,그리고 위기극복방안등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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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새로운 1백년을 여는 해"

창업 1백5년째를 맞는 국내 최고기업 두산의 사령탑 박용만 사장(46)에게 새해는 1백년 이어질 새틀짜기를 시작하는 해다.

그는 두산이 한국중공업을 품에 아울러 10대 그룹 대열에 들어서는 올 3월을 손꼽아 기다리며 새해를 맞았다.

지난 1995년 그룹의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이후 사업을 떼내고 팔고 정리하는 팍팍한 작업의 연속이었다.

"98년까지는 위기에서 벗어나 "생존선"까지 회복하느라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시기였다"고 박 사장은 돌이킨다.

최근에야 남들보다 구조조정을 빨리해서 탄탄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한 숨 돌릴 정도가 됐다.

그러나 (주)두산 대표이사 사장 겸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그에게는 주력기업 OB맥주의 경영권을 외국회사에 넘겨준 다음 "새로운 성장엔진이 무엇이냐"는 화두가 떠나지 않았다.

그는 해답을 거대 공기업 한국중공업에서 찾았다.

단순히 그룹규모를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제조업종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자신감에서 내린 결론이었다.

박 사장은 "두산이 돈을 벌고 있는 사업은 사실 전자부품과 기계업종"이라며 "구조조정과정에서 두산의 핵심역량은 중간재 제조에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재벌2세등 다른 신세대 경영인들이 인터넷 사업에 열을 올릴 때에도 그는 부품 소재 업종의 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했다.

"인터넷이니 뭐니 해도 돈버는 사업이 제일"이라는 그의 말에서는 두산 가의 상인정신이 엿보인다.

고 박두병 회장의 5남인 박용만 사장이 갓 마흔 때부터 그룹경영의 핵심에 진입한 것은 박용곤 명예회장 박용오 회장 등 형들로부터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일찌감치 인정받았기 때문.

경기고.서울대 상대 졸업,미국 보스턴대 MBA 등 화려한 경력을 보유한 그는 경영수업도 알차게 받았다.

외환은행에서 시작해 사우디의 두산건설 현장과 두산음료의 치열한 영업일선 등을 두루 거쳤다.

나이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게 그의 자신감의 원천이다.

그는 공기업 한중을 돈 벌어들이는 민간기업으로 변신시키는 만만찮은 일에 대해서도 "한 번 한다면 분명히 한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과제는 "1백년동안 상인정신으로 버텨온 두산과 공기업인 한국중공업의 문화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는 것.

새해 아침 박용만 사장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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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력: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 경력:외환은행 두산그룹 기획조정실장
<> 취미.특기:사진 수상스키
<> 10년후 비전:최고경영자
<> 존경하는 인물:박두병 이병철 최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