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주 버블붕괴''로 촉발된 세계적인 기술주의 동반 약세로 2000년 세계증시는 지난 10년래 최악의 해로 기록됐다.

국제외환시장에서는 연말 들어 일본의 경기부진 탓에 엔화가치가 급속히 떨어지고 지난 99년 출범 후 약체통화라는 오명에 시달리던 유로화는 빠르게 회복됐다.

◆우울한 세계증시=세계증시 동향의 바로미터인 미 증시는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의 실적악화 여파로 새천년 첫해를 우울하게 마감했다.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나스닥지수는 87.24포인트(3.4%) 떨어진 2,470.52로 2000년을 접었다.

이에 따라 1971년 개설된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29년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냈다.

99년 85.6% 폭등했던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39.29% 급락했다.

다우지수도 이날 81.91포인트(0.75%) 빠진 10,786.85로 2000년을 마쳤다.

이로써 작년 한해동안 모두 6.18% 하락,81년의 9.2%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유럽 아시아 등 세계증시도 잿빛이긴 마찬가지였다.

런던의 FTSE100지수는 지난해 10.21% 떨어지면서 94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국제환율 동향=지난 한해동안 외환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유로화''였다.

작년 초 ''1유로=1달러''로 출발했던 유로화는 작년 10월 말 유로당 0.82달러까지 추락하면서 세계경제의 최대 불안요인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미 경제성장률이 급속히 둔화되면서 유로화 가치는 빠르게 회복,유로당 0.94달러대에 올라섰다.

작년 초 달러당 1백엔을 위협하던 엔화 강세기조는 하반기 들어 일본경기 악화 탓에 약세기조로 급반전,작년 말에 98년 8월 이후 최저치인 달러당 1백15엔선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강(强) 엔 및 달러-약(弱) 유로화''던 외환시장 기조가 연말에는 ''강 유로-달러 중립-약 엔''의 구도로 재편됐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