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에 다른 비결이 있습니까.성능 좋은 제품을 만들고 열심히 팔러다니면 만사 OK입니다"

지난해는 전세계적으로 무인감시장치가 아날로그형 CCTV에서 DVR(디지털 비디오 레코더)로 급속히 교체된 한 해였다.

그렇다면 이 시장의 최강국은 어디일까.

바로 한국이다.

한국 벤처중소기업들이 전세계 시장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코디콤(대표 안종균)은 DVR시장을 개척해 온 ''맏형''격 회사다.

안종균(56)사장은 1987년 CCTV 설치사업을 하는 금성시큐리티시스템을 창업했다.

국내 CCTV시장을 주도해온 그는 95년 한국신용정보로부터 우연한 제의를 받았다.

CCTV는 VTR테이프를 계속 바꿔 끼워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관리도 불편하니 이같은 점을 개선한 장비를 납품해달라는 것.

이를 계기로 안 사장이 개발한 게 바로 DVR.

그는 회사 이름을 코디콤으로 바꾸고 취급품목도 DVR로 과감히 바꿨다.

코디콤의 DVR제품인 ''디지넷''시리즈는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원격지에서 화상 검색도 가능하고 무엇보다 화질이 뛰어났다.

코디콤에 지난해는 본격적인 수출시장 개척의 원년이었다.

전세계 60여개국에 샘플을 보냈다.

주공략시장으로 잡은 중국(선전)과 호주(시드니)엔 지사도 설립했다.

바이어들을 상대하는 것은 언제나 안 사장 자신의 몫.

그는 좀처럼 고장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항상 바이어들을 당당하게 상대할 수 있었다.

그 결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디콤의 지난해 매출은 99년(44억5천만원)보다 두 배이상 늘어난 1백20억원.

이 가운데 70% 가량을 수출이 차지했다.

"수출 제품이 고장 등으로 반품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안 사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퍼지면서 바이어들이 알아서 찾아온다"고 말했다.

코디콤의 디지넷 시리즈는 미국 FCC,유럽 CE,국내 EMI ISO9001 등의 인증을 받았다.

특히 컴퓨터를 잘 다룰줄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코디콤은 올해부터 바이어들을 고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판매된 제품의 사후관리 능력이 있는 업체들만을 골라 대리점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이미 미국 제너럴솔루션사와 5백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고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50만달러어치를 선적하고 있다.

중국의 홈스 동인 등과도 8백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수출이 2천3백만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연간 총매출은 4백1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안 사장의 이같은 희망찬 새해 포부는 한 우물 경영전략에 힘입은 바 크다.

다른 DVR업체들이 신규 사업에 진출한거나 자회사를 거느리는 등 ''외도''를 할 때도 코디콤은 DVR의 성능을 개선하는데 주력했었다.

그 결실로 기존엔 따로 구입해야 했던 모니터를 일체형으로 결합시킨 야심작 ''올인원(All-In-One)DVR''를 최근 선보였다.

"전세계 20개국에 특허를 출원한 이 제품으로 수출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안 사장은 포부를 밝힌다.

지난해 한미열린기술투자 국민기술금융 신보창업투자 등으로부터 75억원의 자금을 유치해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든 코디콤은 올 하반기 코스닥에 등록할 계획이다.

(02)529-6798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