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의 이태원''으로 통하는 싼리툰(三里屯) 주바제는 세계 유명 브랜드의 전시장이다.

푼돈으로 게스,폴로,구치,프라다,펜디 등의 상표가 붙은 제품을 살 수 있다.

물론 다 가짜다.

이곳은 언제나 외국관광객으로 북적거린다.

그러나 신정휴일에 찾은 주바제는 썰렁했다.

거리를 메웠던 가게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찬바람만이 거리를 쓸어댔다.

"지난 연말 시정부 요원들이 불도저를 동원,점포를 뜯었습니다.
거리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게 철거 이유지요. ''가짜 천국''이라는 이미지를 탈색시키려는 목적도 있을 겁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주바제 호프집 주인의 얘기다.

주바제에 들이닥친 불도저는 베이징 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첫인상공정(第一印象工程)''을 상징한다.

첫인상공정은 외국인에게 ''아름다운 베이징''의 이미지를 심어주자는 일종의 환경미화사업.오는 2008년 올림픽 유치를 겨냥한 프로젝트다.

베이징시내 곳곳에는 요즘 첫인상공정에 따라 대대적인 화장(化粧)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보도블록이 새롭게 깔리고,거리주변 건물에 페인트 작업이 한창이다.

매연을 뿜어내 ''거리의 악동''으로 통하던 빵차(面包車·소형 승합택시)도 거리에서 퇴출되고 있다.

대대적인 녹화사업도 진행중이다.

올림픽 유치전을 계기로 베이징이 확 바뀌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은 8년전 막판 경쟁에서 시드니에 2000년 올림픽을 내줘야 했다.

베이징 시정부는 2008년 올림픽만큼은 반드시 따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그래서 ''올림픽''은 올해 중국의 화두(話頭)가 될 전망이다.

올림픽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미 첫인상공정으로 페인트 특수가 일어날 조짐이다.

베이징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H씨는 "최근 페인트원료로 쓰이는 화학제품 수입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며 "페인트 분야 비즈니스를 노려볼만 하다"고 말했다.

''올림픽 선배''인 우리나라가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