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거리청소...名曲감상 .. '눈길끄는 이색 시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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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辛巳)년 첫 출근날인 2일,전국의 기업체와 금융기관,관공서 등은 예년과는 색다른 자세로 한해를 시작했다.
단순히 "튀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른 때 처럼 평범하게 한해를 시작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1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 시무식부터 작년의 어두운 기억을 훌훌 털어버리고 비상한 각오로 새롭게 출발하자는 다짐이다.
상황이 어렵지만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혼신의 힘을 다하자는 각오도 들어 있다.
전날 내린 눈으로 길이 얼어붙어 출근길이 고생스러웠지만 각 기업체와 기관의 임직원들은 이 역시도 희망을 전하는 서설(瑞雪)로 받아들이며 경제난을 극복하자는 결의로 첫 근무를 시작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인터넷 의료정보 서비스업체 메디다스는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가진 5㎞ 단축마라톤으로 시무식을 대신했다.
조정경기장을 한바퀴 도는 다소 힘겨운 코스였지만 임직원들은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마라톤을 마쳤다.
이 회사 김진태(35) 대표이사는 "올해는 여느 때보다 힘든 경주를 해야 할 것"이라며 "뒤처지면 낙오당한다는 각오로 한해를 뛰자는 의미에서 단축마라톤 시무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인터넷 전자지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티지코프 직원들은 지난해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며 먹던 음식을 이날 거리로 들고나와 먹는 이벤트를 가졌다.
새해에도 테헤란로의 불빛을 밤새 밝히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임직원들을 동원,사무실이 있는 테헤란로를 청소하기도 했다.
사업기획팀 이유진 과장은 "시민들에게 깨끗한 벤처,솔선수범하는 벤처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이트 개편을 위해 지난 연말부터 전직원이 신정연휴를 반납하고 일한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은 2일 0시를 기해 ''행사없는 시무식''을 가졌다.
이 회사 최상기(33) 홍보과장은 "시무식을 하기 위해 업무를 중단하지 않듯이 쉼없이 일한다는 자세를 다짐하기 위해 행사없이 새해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크라운제과는 이날 전국 1백여곳에 흩어져 근무하는 임직원을 전화로 동시에 연결하는 ''콜투게더(Calltogether) 시무식''을 열었다.
교통대란을 피할 수 없는 연말연시에 본사로 이동하느라 드는 시간과 경비를 줄이자는 경제난 시대의 아이디어다.
삼성정밀화학은 모든 임직원이 목표달성을 다짐하면서 직장과 가정에서의 개인별 새해 목표를 담은 타임 캡슐 봉합식을 가졌다.
박수웅 사장은 "주변 상황이 급변하는 시기에 모든 임직원들이 회사의 현실을 직시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경영현황 설명회와 타임 캡슐 봉합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에서는 이날 본점 영업부에 위성복 행장이 직접 나와 첫번째 고객에게 새해인사와 함께 장미꽃 한 송이를 전달했다.
고객을 지극정성으로 모시겠다는 다짐이다.
조흥은행은 전국의 모든 점포에서 매일 아침 은행을 방문하는 첫번째 고객을 지점장이 직접 맞으며 사은품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공공기관들도 곳곳에서 이색적인 시무식을 가졌다.
과학기술부는 예정에 없던 ''베토벤 시무식''을 열어 눈길을 모았다.
이날 오전 과기부 상황실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간단히 마친 서정욱 장관은 미리 녹음해온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환희의 찬가''를 틀고 18분간 직원들과 함께 감상했다.
서 장관은 "나라 전체가 어렵지만 베토벤의 곡처럼 환희에 찬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청은 이날 구민회관에서 직원 8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립오케스트라 단원 5명을 초청,''나팔수의 휴일'' 등 실내악으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새해 업무에 들어갔다.
어려운 때일수록 차분하게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자는 취지로 음악회 시무식을 준비했다는 게 구청측의 설명이다.
이같이 색다른 시무식을 지켜본 시민들도 "지난 한해는 경제침체와 구조조정 속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보냈지만 올해는 심기일전해 다시 일어서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단순히 "튀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른 때 처럼 평범하게 한해를 시작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1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 시무식부터 작년의 어두운 기억을 훌훌 털어버리고 비상한 각오로 새롭게 출발하자는 다짐이다.
상황이 어렵지만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혼신의 힘을 다하자는 각오도 들어 있다.
전날 내린 눈으로 길이 얼어붙어 출근길이 고생스러웠지만 각 기업체와 기관의 임직원들은 이 역시도 희망을 전하는 서설(瑞雪)로 받아들이며 경제난을 극복하자는 결의로 첫 근무를 시작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인터넷 의료정보 서비스업체 메디다스는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가진 5㎞ 단축마라톤으로 시무식을 대신했다.
조정경기장을 한바퀴 도는 다소 힘겨운 코스였지만 임직원들은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마라톤을 마쳤다.
이 회사 김진태(35) 대표이사는 "올해는 여느 때보다 힘든 경주를 해야 할 것"이라며 "뒤처지면 낙오당한다는 각오로 한해를 뛰자는 의미에서 단축마라톤 시무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인터넷 전자지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티지코프 직원들은 지난해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며 먹던 음식을 이날 거리로 들고나와 먹는 이벤트를 가졌다.
새해에도 테헤란로의 불빛을 밤새 밝히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임직원들을 동원,사무실이 있는 테헤란로를 청소하기도 했다.
사업기획팀 이유진 과장은 "시민들에게 깨끗한 벤처,솔선수범하는 벤처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이트 개편을 위해 지난 연말부터 전직원이 신정연휴를 반납하고 일한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은 2일 0시를 기해 ''행사없는 시무식''을 가졌다.
이 회사 최상기(33) 홍보과장은 "시무식을 하기 위해 업무를 중단하지 않듯이 쉼없이 일한다는 자세를 다짐하기 위해 행사없이 새해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크라운제과는 이날 전국 1백여곳에 흩어져 근무하는 임직원을 전화로 동시에 연결하는 ''콜투게더(Calltogether) 시무식''을 열었다.
교통대란을 피할 수 없는 연말연시에 본사로 이동하느라 드는 시간과 경비를 줄이자는 경제난 시대의 아이디어다.
삼성정밀화학은 모든 임직원이 목표달성을 다짐하면서 직장과 가정에서의 개인별 새해 목표를 담은 타임 캡슐 봉합식을 가졌다.
박수웅 사장은 "주변 상황이 급변하는 시기에 모든 임직원들이 회사의 현실을 직시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경영현황 설명회와 타임 캡슐 봉합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에서는 이날 본점 영업부에 위성복 행장이 직접 나와 첫번째 고객에게 새해인사와 함께 장미꽃 한 송이를 전달했다.
고객을 지극정성으로 모시겠다는 다짐이다.
조흥은행은 전국의 모든 점포에서 매일 아침 은행을 방문하는 첫번째 고객을 지점장이 직접 맞으며 사은품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공공기관들도 곳곳에서 이색적인 시무식을 가졌다.
과학기술부는 예정에 없던 ''베토벤 시무식''을 열어 눈길을 모았다.
이날 오전 과기부 상황실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간단히 마친 서정욱 장관은 미리 녹음해온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환희의 찬가''를 틀고 18분간 직원들과 함께 감상했다.
서 장관은 "나라 전체가 어렵지만 베토벤의 곡처럼 환희에 찬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청은 이날 구민회관에서 직원 8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립오케스트라 단원 5명을 초청,''나팔수의 휴일'' 등 실내악으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새해 업무에 들어갔다.
어려운 때일수록 차분하게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자는 취지로 음악회 시무식을 준비했다는 게 구청측의 설명이다.
이같이 색다른 시무식을 지켜본 시민들도 "지난 한해는 경제침체와 구조조정 속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보냈지만 올해는 심기일전해 다시 일어서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