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갑 < KTB네트워크 경영지원팀장 >

세계 벤처업계는 새해에도 다소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동시에 그동안 논란거리였던 거품이 제거되면서 진보된 형태의 사업모델 구축을 시도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론 통신과 인터넷 장비시장의 성장이 지속되고 닷컴기업의 경우 경매 등 인터넷 고유의 수익모델과 오프라인이 연계된 사업모델이 각광을 받을 예상이다.

세계 벤처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을 보자.

올해는 통신장비업체, 인터넷 기반시설관련 업체, 수익모델이 검증된 일부 닷컴회사에 투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업공개(IPO) 건수도 감소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규모 축소와 기업공개 건수 감소는 벤처산업 위축을 뜻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초기 탐색기간을 거쳐 질적으로 한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을 의미한다.

통신사업에서는 대용량 광섬유 네트워크를 통해 음성, 영상, 상거래 데이터 등 각종 정보가 동시에 전달되는 새로운 광역대 서비스가 유행할 전망이다.

무선통신의 블루투스(bluetooth) 기술이 성숙되면서 이를 활용한 각종 사업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생명공학 분야에선 "기능 게놈학(functional genomics)"이 불 붙으면서 작년 여름 완성된 인간게놈지도를 이용한 각종 부가가치 창출 시도가 이어질 것이다.

전자상거래의 경우 아마존(Amazon) 이토이즈(eToys) 등과 같은 순수 닷컴기업보다는 인터넷으로 활동영역을 넓힌 전통적 굴뚝 기업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순수 전자상거래 업체와 오프라인 업체의 제휴, 인터넷 금융사이트와 오프라인 금융기관의 제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 느린 인터넷 접속속도와 비싼 인터넷 사용료가 인터넷관련 시장의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었다.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 고속인터넷망 서비스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인터넷 쇼핑몰, 온라인 지불서비스, 온라인 교육, 인터넷 주식거래 분야가 거대한 잠재수요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선 무선인터넷을 활용한 이동전자상거래(mobile commerce) 시장이 부상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제한적인 정보통신(IT) 산업의 발전도 순수 벤처기업보다는 NTT 등과 같은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이들 기업은 자금력과 정보수집력, 개발인력을 무기로 일본시장을 지배할 것이다.

유럽의 경우 현재는 벤처캐피털과 벤처 주식시장의 영세성으로 인해 벤처산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한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각국 정부가 저성장과 고실업으로 고전중인 유럽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대안으로 벤처를 선택하고 있다.

2003년까지 벤처캐피털과 벤처 주식시장을 미국 수준으로 키운다는 "e유럽(eEurope)"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세제상 지원과 창업절차 간소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점차 IT 분야를 중심으로 벤처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달한 이동통신시장에서 셀폰(Cell Phone)이나 이동중에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단말기, 소프트웨어 등의 분야에서 많은 벤처기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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