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財테크-증권.금융] 증권 : (김지민의 '주식투자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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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겸허한 마음으로 새해를 ]
김지민 < 한경머니자문위원.현대증권투자클리닉원장 >
나는 시카고 선물회사 시절의 절반이상을 브로커로 지냈다.
하루 평균 2백건의 주문을 받아 피트(pit)로 전달,체결확인,통보해 주는 게 통상 일과였다.
주문이 많을 땐 양손에 쌍권총,코 앞의 마이크까지 전화 세대가 동시에 불이 나기 일쑤였다.
그런 날은 화장실도 뛰어서 다니고,점심도 데스크에 앉아 까먹었다.
그것도 입에 음식이 찼을 때 주문이 올까봐 그 큰 샌드위치를 조금씩 수십번을 손끝으로 떼어 먹곤 했다.
그런데 그 일을 처음 하면서 놀란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전문가들의 시장을 읽는 눈이었다.
매일 조간에 나오는 그들의 전일 시황해설은 볼수록 완벽 그 자체였던 것이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서 어제는 시장이 그렇게 움직였던 거다.
당연한 것 아니냐.뭐 충분히 예상됐던 일 아니냐는 투의 당당한 논조에는 매번 감탄을 금할 수 가 없었다.
정말 대단하다.
나는 뭐야.고객 돈도 시원하게 못 벌어주고.뭘 물어와도 대답 한 번 변변하게 못하고.맨 날 꼭두각시처럼 주문만 넣고 앉았으니 경제학은 헛공부한 게 아닌가.
늘 부러움과 허탈감만 더할 뿐이었다.
또한 장이 왜 이러나 싶어 여기저기 헤집고 다녀도 봤지만 가도가도 보이는 건 안개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세월을 보내면서 차츰 깨닫는 게 있었다.
답 보고 쓰는 시황은 아무라도 쓸 수 있다.
중요한 건 내일인데 그걸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해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미국생활을 마치고 와서 보니 사람사는데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매한가지.소위 무슨 호재가 있어 오르면 그 때문에 올랐다,만약 그래도 내리면 이미 반영된 재료라 가치가 없었다,또 주가가 내리면,유가급등 구조조정 지연이 원인이다,그런데도 오르면 저점인식 확산,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 유입. 구구절절 옳은 말 밖에 없지만 미래를 말해보라 하면 그 누구도 자신이 없다.
조심조심 한 번 짚어 본 연말예상지수도 마치 불경죄를 벌하는 듯 훤하게 비켜가 버렸다.
부푼 가슴으로 맞았던 한 해가 짙은 한숨 속에 저물었다.
이제 또 새해 새 아침이 밝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고 했던가.
이제 과거는 잊자.주식투자에 있어 가장 해로운 생각이 바로 옛날 생각,본전 생각임을 알지 않는가.
옛날 생각을 하니 지금이 싸 보이고,본전 생각이 나니 손절매를 못하고. 그렇게 뒤만 돌아보고 뛰다가 벽에 부딪혀 코피를 흘리지 않았는가.
그리고 이제 미래는 미래에 맡겨 두자.한치 멀리 내다보고 한발 먼저 가려다가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았는가.
많이 알고 먼저 알면 더 크게 깨진다는 역설의 진리가 이젠 피부에 와 닫지 않는가.
과거도 잊고,미래도 묻지말고,또 한 수 배워보자는 겸허한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자.많이 고통받은 만큼 크게 웃을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김지민 < 한경머니자문위원.현대증권투자클리닉원장 >
나는 시카고 선물회사 시절의 절반이상을 브로커로 지냈다.
하루 평균 2백건의 주문을 받아 피트(pit)로 전달,체결확인,통보해 주는 게 통상 일과였다.
주문이 많을 땐 양손에 쌍권총,코 앞의 마이크까지 전화 세대가 동시에 불이 나기 일쑤였다.
그런 날은 화장실도 뛰어서 다니고,점심도 데스크에 앉아 까먹었다.
그것도 입에 음식이 찼을 때 주문이 올까봐 그 큰 샌드위치를 조금씩 수십번을 손끝으로 떼어 먹곤 했다.
그런데 그 일을 처음 하면서 놀란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전문가들의 시장을 읽는 눈이었다.
매일 조간에 나오는 그들의 전일 시황해설은 볼수록 완벽 그 자체였던 것이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서 어제는 시장이 그렇게 움직였던 거다.
당연한 것 아니냐.뭐 충분히 예상됐던 일 아니냐는 투의 당당한 논조에는 매번 감탄을 금할 수 가 없었다.
정말 대단하다.
나는 뭐야.고객 돈도 시원하게 못 벌어주고.뭘 물어와도 대답 한 번 변변하게 못하고.맨 날 꼭두각시처럼 주문만 넣고 앉았으니 경제학은 헛공부한 게 아닌가.
늘 부러움과 허탈감만 더할 뿐이었다.
또한 장이 왜 이러나 싶어 여기저기 헤집고 다녀도 봤지만 가도가도 보이는 건 안개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세월을 보내면서 차츰 깨닫는 게 있었다.
답 보고 쓰는 시황은 아무라도 쓸 수 있다.
중요한 건 내일인데 그걸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해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미국생활을 마치고 와서 보니 사람사는데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매한가지.소위 무슨 호재가 있어 오르면 그 때문에 올랐다,만약 그래도 내리면 이미 반영된 재료라 가치가 없었다,또 주가가 내리면,유가급등 구조조정 지연이 원인이다,그런데도 오르면 저점인식 확산,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 유입. 구구절절 옳은 말 밖에 없지만 미래를 말해보라 하면 그 누구도 자신이 없다.
조심조심 한 번 짚어 본 연말예상지수도 마치 불경죄를 벌하는 듯 훤하게 비켜가 버렸다.
부푼 가슴으로 맞았던 한 해가 짙은 한숨 속에 저물었다.
이제 또 새해 새 아침이 밝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고 했던가.
이제 과거는 잊자.주식투자에 있어 가장 해로운 생각이 바로 옛날 생각,본전 생각임을 알지 않는가.
옛날 생각을 하니 지금이 싸 보이고,본전 생각이 나니 손절매를 못하고. 그렇게 뒤만 돌아보고 뛰다가 벽에 부딪혀 코피를 흘리지 않았는가.
그리고 이제 미래는 미래에 맡겨 두자.한치 멀리 내다보고 한발 먼저 가려다가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았는가.
많이 알고 먼저 알면 더 크게 깨진다는 역설의 진리가 이젠 피부에 와 닫지 않는가.
과거도 잊고,미래도 묻지말고,또 한 수 배워보자는 겸허한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자.많이 고통받은 만큼 크게 웃을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