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 논의가 진전되면서 글로벌경제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되고 있다.
자유무역주의가 강화되어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가 촉진되고 지역별 경제공동체들은 거대한 통합단계를 밟으면서 거대한 단일경제 형성을 촉진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보통신과 운송수단의 발달에 힘입어 지식과 정보에 기반을 둔 경제사회로의 전환이 빨라짐으로써 글로벌화의 진전에 의한 무한경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곧 협력과 경쟁을 도모해야 되는 소위 합성어로서의 코피티션(copetition)을 수용해야 하는 숙명적 과제를 우리에게 제시해 주는 셈이다.
우리의 무역정책이 과거의 정책접근의 시각을 바꾸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밖을 내다보는 수출전략에 입각한 무역입국론에 모든 정책의 초점이 맞춰졌다.
재화만이 무역거래의 중심이었고 노동이 주요한 경쟁요소였으며 가격이 경쟁력의 조건이 되어 비교우위가 경쟁의 조건이 됐다.
이로써 정책의 수단은 당연히 가격경쟁력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주를 이루었고 단기적 성격을 갖춘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에 걸맞게 정책적 접근의 사고가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먼저 우리 내부를 글로벌 환경에 맞출 수 있도록 국제비즈니스 플랫 홈의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
적어도 동아시아에서의 중추적 경제를 형성해 갈 수 있어야 한다.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글로벌화 전략과 구별해야 한다.
글로벌화 전략이란 시장개방에 따른 국내경제의 틀과 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가면서 국가경쟁력을 재정비하려는 것이다.
이런 글로벌화 전략은 벤치 마킹한 대상이 미국경제이고 국내의 제도와 정책, 더 나아가 전략까지도 미국 등 경제선진국의 제도 및 규범의 답습에 그치거나 경제대국이 주도하는 보편적인 국제규범에 수동적으로 적응하려는 전략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것을 경계해야 한다.
글로벌경제하에서 새로운 무역정책의 방향은 경제규모는 작아도 강대국의 틈바구니속에서도 국가경쟁력이 높은 싱가포르 벨기에 네덜란드 등의 경험에서처럼 소국의 생존과 번영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략적 개념이 필요하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무역전략은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사회, 문화적 요소의 유기적인 발전과 조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즉 경제의 구조개혁을 통하여 민간의 창의적인 경제활동을 함양하고 이에 기초하여 형성되는 각 경제주체의 효율성을 연결해 주는 네트워크의 구축이 긴요하다.
국가운영시스템의 소프트 웨어와 물적인 하드웨어가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경학적 잇점을 활용하여 우리나라를 동북아의 물류, 유통, 금융의 중심부(hub)로 도약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류인프라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항만이나 공항의 확충 못지 않게 물류기지와 항만운용 개선을 위한 물류서비스업의 개발과 확충 등의 세부적인 전략이 모색되어야 한다.
여기에다 무역거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하여 무역전시장과 전자무역기반을 조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즉 하드웨어적인 인프라 구축은 물론, 무역정보 유통체제 및 무역전시의 전문기술, 인증 및 보증시스템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끝으로 코피티션시대에서는 해외투자 및 외국인직접투자와 관련된 새로운 형태의 무역이 등장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국적기업 내부에서 거래되는 기업내 무역이 바로 그것이다.
글로벌시장 통합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우리 무역환경은 세계무역에서 협력과 경쟁은 별개이며 따로따로라는 이분법적인 접근방식이 붕괴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 소위 코피티션을 통해 무역당사국이 서로 더 많은 사업기회를 창출할 수 있고 일단 형성된 시장을 발판으로 관련사업들이 발전하게 됨으로써 시장이 확장되면서 무역당사국이나 해당 기업의 시장도 확장될 수 있는 플러스 섬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