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1년전만 해도 남미의 에콰도르는 최악의 상황에 내몰려 있었다.

경제는 붕괴 직전이었다.

작년 에콰도르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7.3%로 곤두박질쳤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도산했다.

이 나라 화폐인 수크레화 가치도 폭락했다.

정부는 급기야 일부 채무에 대해 디폴트(상환유예)를 선언했다.

국민들의 불만속에 자밀 마후아드 대통령은 살인적인 인플레를 잡기 위해 달러라이제이션을 전격 발표했다.

그러나 얼마 뒤 마후아드 대통령은 불만에 찬 군부에 의해 축출됐다.

부통령이었던 구스타보 노보아는 대통령직을 승계하자마자 달러라이제이션에 박차를 가했다.

수크레화는 결국 작년 9월 완전히 사라졌다.

이러한 조치는 고유가에 힘입은 원유수출 호조와 20억달러의 IMF 구제금융 등과 함께 에콰도르가 국제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에콰도르 경제는 올해 2%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시중에 파묻혀 있던 돈이 다시 은행으로 흘러들어가고 있고 해외채권단과의 채무조정협상도 순조롭게 끝났다.

에콰도르는 이제 전환점에 서있다.

경제회복속도는 달러라이제이션에 회의적 시각을 보였던 IMF의 일부 전문가들이 놀라워할 정도로 빠르다.

그러나 경제회복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노보아 대통령의 개혁정책은 최근 난관에 봉착해 있다.

달러라이제이션은 에콰도르 정부가 외환및 통화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게다가 인플레정책도 마음대로 펼 수 없어 결국 재정정책도 제한받는다.

그래서 에콰도르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자본을 끌어들여야 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여전히 은행의 대출금리에 한도를 두는 등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정부는 석유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로 임금을 올려주고 있으며 정작 IMF와 약속한 부가가치세 인상,보조금 삭감 등은 외면하고 있다.

때문에 물가는 아직도 매월 2%씩 뛰고 있다.

2002년까지는 연간 물가상승률을 한자릿수로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외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벌써부터 정부의 개혁프로그램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작년 8월 노보아 정권은 의회선거에서 야당에 패배,다수당 자리를 잃었다.

따라서 석유산업의 민영화와 노동관련법 개정이 제때 이뤄질지 의문시되고 있다.

에콰도르의 최대 과제는 정쟁을 해소하는 일이다.

정쟁은 해외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에콰도르 정부는 통신전기산업을 민영화해 해외로부터 45억달러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정부관리들은 민영화 계획이 올해부터 일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지켜볼 일이다.

석유수출량을 늘리기 위한 대규모 송유관 건설사업도 관심거리다.

노보아 대통령은 이 사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작년말 두차례에 걸쳐 기존 송유관 시설에 대한 테러가 발생했다.

게다가 군부에서는 더많은 오일머니를 배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정불안 외에 ''민영화는 공공의 비용으로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도모하는 술책에 불과하다''는 뿌리깊은 사회적 불신도 걸림돌이다.

이는 에콰도르가 오랫동안 경제혼란을 거듭해온 배경이기도 하다.

현재 에콰도르의 1인당 소득수준은 80년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작년에는 40만명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떠났다.

다행히 달러라이제이션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노보아 대통령은 아직 인기를 잃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에콰도르 경제를 난관에서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리=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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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