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착하디 착하다.

그가 악인을 만나 시련을 겪는다.

난관을 용기와 지혜로 극복하고 악을 물리친다.

춤과 노래에 실린 일관된 메시지는 권선징악이다.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들은 대개 이러한 틀에 기반했다.

하지만 디즈니의 새 애니메이션 "쿠스코?쿠스코!"(The Emperor"s New Groove.감독 마크 딘달)는 디즈니 스타일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원제목이 "황제의 새로운 흥"정도로 번역될 "쿠스코..."는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황제 쿠스코가 마법사의 주술에 걸려 라마(당나귀의 일종)로 변한 뒤 착한 농부의 도움으로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다는 어드벤처 코미디.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 마을을 통째로 날려버릴만큼 동정심이라곤 없는 주인공을 내세운 "쿠스코"에는 디즈니 특유의 선악의 이분법적 대립구도가 보이지 않는다.

"악당"역할의 마법사도 유쾌하고 귀엽다.

캐릭터들은 쉴틈을 주지않고 폭소탄을 터뜨려대며 즐거운 분위기를 이끈다.

"가무"도 크게 줄였고 미국을 벗어난 남미 문명도 생명력으로 충만해 아름답다.

어른들이나 아이들이나 나름대로 즐길 꺼리들이 즐비하다는게 최대 강점. 코미디언 데이비드 스페이드가 쿠스코를,연기파 존 굿맨이 파차 목소리를 연기했다.

음악은 스팅이 맡았다.

13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