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은 바다의 우유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예로부터 영양과 맛이 뛰어난 식품으로 애용되어 왔다.

수산물 생식을 하지 않는 구미인들조차 생식을 하는 유일한 수산물이다.

육질은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감칠맛을 가지고 있다.

아미노산으로 알라닌 글리신 프로린 글루탐산 등이 단맛과 감칠맛을 준다.

여기에 굴이 가지고 있는 당질 글리코겐이 어우러져 그 맛을 한층 돋운다.

영어에서 R자가 들어 있는 달 특히 11~4월이 글리코겐 함량이 가장 높아 4~6%에 이른다.

이때가 굴의 제철이고 맛도 가장 좋다.

무기질과 비타민도 풍부한데다 소화흡수성이 좋아 병 후 회복기인 사람, 발육기의 어린이, 임산부, 노인에 이르기까지 자양식품으로 권장된다.

R자가 안붙은 5~8월 사이에는 영양성분도 떨어지고 독성성분이 만들어 지기도 하므로 그때에 먹으면 부패균 등의 작용으로 맛도 없고 식중독을 일으키기 쉬워 본전찾기가 어렵다.

R자는 굴을 가리키는 oyster의 끝글자이다.

굴은 신선한 날 것을 먹을 때 그 진미를 맛볼 수 있다.

그래서 생굴에 레몬을 곁들여 먹는 프랑스 요리가 명성을 얻게 됐다.

냉장 냉동 시설이 없었던 프랑스 왕족들이 바다에서 먼 파리에서 신선한 굴을 먹기란 참으로 어려웠다.

그래서 한물간 굴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영양분이 많은 굴은 세균이 번식하기도 좋고,스스로 가지고 있는 효소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분해되어 탄력이 떨어져 축 쳐지게 된다.

그러한 결점을 보완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레몬이었다.

레몬은 비타민C와 신맛을 가지고 있는 구연산이 많다.

레몬즙은 나쁜 냄새를 가시게 하고 식중독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며 굴이 전혀 없는 비타민C를 보충해 주기 때문에 궁합이 썩 잘 맞는 것이다.

굴을 먹을 때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도 레몬즙과 비슷한 효과가 기대된다.

유기산을 가지고 있는 것과 곁들여 먹으면 굴의 철분을 잘 흡수해 이용할 수 있어 더욱 좋다.

건양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