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그것도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하자 국내 주가가 용틀임을 했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는 대규모 매수세로 화답했다.

본격적인 반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 오른 것일까.

시장관계자들의 견해를 들어본다.

◆최남철 마이애셋자산운용 본부장=미국이 이번에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은 국내 증시에 메가톤급 호재다.

주가 추세전환의 큰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금리인하가 미국 기업들의 실적개선등 경기회복이나 국내 기업의 수출개선등으로 이어지려면 3∼6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사정도 호전될 조짐이다.

그동안은 기업및 금융권 구조조정 지연,자금시장 경색에다 경기둔화가 주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산업은행을 통한 정부의 회생가능기업 지원으로 기업자금 흐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주택은행 노조가 파업을 중단한 것은 은행 구조조정 과정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은행 구조조정이 빨라질수록 자금시장은 정상을 되찾을 것이다.

주가는 이런 주변여건 개선의 방향성을 정확히,그리고 미리 반영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이 연초부터 대거 순매수하고 있는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일과성은 아닌것 같다.

안전자산인 미국채로 몰렸던 자금이 한국등 이머징마켓으로 다시 환류될 가능성이 많다.

1월중 20% 정도의 주가 반등이 예상되고 연간으로는 50% 정도의 반등이 기대된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미국 금리인하는 분명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큰 외부변수중 하나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보다 금리인하폭이 컸던 것은 그만큼 미국 경기사정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경기과열,주가과열을 진정시키려는 의도에서 금리를 단계적으로 내렸던 지난 98년 이후와 사정이 다르다.

더욱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한다 해도 미국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는 게 아니다.

당장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대폭 늘어나 무역수지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더 시급한 일은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산업은행을 통해 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는 특단의 대책은 오히려 기업퇴출을 지연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원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단기적인 요법에 불과할뿐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주가는 본격적인 반등이 아닌 제한적인 반등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98년이후 미국 금리인하로 국내 주가가 대세상승 국면으로 치달았을 때와는 다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단기적인 강세장이 시작됐다고 본다.

기술적 반등수준을 넘어섰다.

그동안 미리 조정을 받은 탓에 잘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성을 보이며 강한 반등계기를 찾고 있었다.

때마침 이번 미국의 금리인하가 반등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제한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수도 있다.

금리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대신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금융장세를 말한다.

실제 경기둔화로 기업의 투자자금 수요가 줄어들어 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항상 주가가 오르는 것을 보고 난후 움직이는 개인투자자도 수익증권,뮤추얼펀드 투자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다.

다만 완전한 상승추세로의 전환을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올1분기에 만기도래하는 상장사들의 회사채 규모가 큰 부담이다.

기업과 금융권 구조조정도 매듭짓지 못했다.

앞으로 하루 평균거래량이 4억∼5억주로 늘어난다면 600대에 무난히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