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못한 금리인하] 역시 그린스펀...세계경제 '구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기경착륙 저지,증시부양,새 대통령 길들이기''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금리인하 시기는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겨냥한 ''절묘한 선택''이었다.
''탁월한 심리학자''로서의 면모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그의 최대 무기는 날카로운 분석에 기초한 정확한 통화정책.
그러나 정책이 시장에 미칠 심리적인 영향까지 정교하게 계산하는 솜씨는 아무도 쫓아가지 못할 그만의 경쟁력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그를 ''탁월한 쇼맨'' ''기습작전의 천재''로까지 묘사한다.
3일의 금리인하는 예상밖이었다.
무엇보다도 작년 12월19일이나 오는 30∼31일 열리는 정례회의를 비켜간 점에서 그렇다.
깜짝 인하를 단행함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다.
발표시간도 그랬다.
대개 통화정책자들은 증시가 개장하기 전이나 끝난뒤 중요한 통화정책을 발표한다.
그린스펀은 주식이 한창 거래되던 오후 1시에 금리인하를 발표했다.
곤두박질치던 나스닥지수는 발표직후 급반등,14%나 치솟았다.
금리인하의 효과가 돋보일 최적시간을 택한 것이다.
이번 금리인하로 그린스펀이 노린 게 또 하나 있었다.
부시 대통령 당선자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자는 것이었다.
그린스펀이 금리인하를 발표하던 순간 부시 당선자는 재계 총수들과의 ''경제포럼''을 한창 진행중이었다.
경기둔화가 정책결정자들의 판단 이상으로 심각하며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게 포럼의 주내용이었다.
물론 부시가 감세안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
투자자들과 부시 당선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보름전인 12월19일 금리를 내리지 않은 데다 감세안에도 반대하는 그린스펀으로선 이 경제포럼이 달가울 리 없다.
그린스펀은 취임전부터 관계가 삐끗거리고 있는 부시 당선자를 향해 "통화정책은 FRB의 관할이고 이 영역에서는 내가 보안관"(아거스 리서치의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야마론)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1990∼91년 아버지 부시의 대통령 재임 당시 그린스펀은 금리인하의 적기를 놓쳐 경제를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듬해 치러진 대선에서 클린턴에게 패배한 부시 전 대통령은 낙선의 책임을 그린스펀에게 전가할 정도로 그를 강도높게 비난했었다.
그린스펀으로선 이런 부시가(家)와의 악연을 재연하고 싶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이 이번에 금리를 내림으로써 공은 부시쪽으로 넘어갔다고 지적한다.
금리까지 내렸으니 이제 경제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책임은 부시가 지게 된 셈이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금리인하 시기는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겨냥한 ''절묘한 선택''이었다.
''탁월한 심리학자''로서의 면모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그의 최대 무기는 날카로운 분석에 기초한 정확한 통화정책.
그러나 정책이 시장에 미칠 심리적인 영향까지 정교하게 계산하는 솜씨는 아무도 쫓아가지 못할 그만의 경쟁력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그를 ''탁월한 쇼맨'' ''기습작전의 천재''로까지 묘사한다.
3일의 금리인하는 예상밖이었다.
무엇보다도 작년 12월19일이나 오는 30∼31일 열리는 정례회의를 비켜간 점에서 그렇다.
깜짝 인하를 단행함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다.
발표시간도 그랬다.
대개 통화정책자들은 증시가 개장하기 전이나 끝난뒤 중요한 통화정책을 발표한다.
그린스펀은 주식이 한창 거래되던 오후 1시에 금리인하를 발표했다.
곤두박질치던 나스닥지수는 발표직후 급반등,14%나 치솟았다.
금리인하의 효과가 돋보일 최적시간을 택한 것이다.
이번 금리인하로 그린스펀이 노린 게 또 하나 있었다.
부시 대통령 당선자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자는 것이었다.
그린스펀이 금리인하를 발표하던 순간 부시 당선자는 재계 총수들과의 ''경제포럼''을 한창 진행중이었다.
경기둔화가 정책결정자들의 판단 이상으로 심각하며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게 포럼의 주내용이었다.
물론 부시가 감세안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
투자자들과 부시 당선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보름전인 12월19일 금리를 내리지 않은 데다 감세안에도 반대하는 그린스펀으로선 이 경제포럼이 달가울 리 없다.
그린스펀은 취임전부터 관계가 삐끗거리고 있는 부시 당선자를 향해 "통화정책은 FRB의 관할이고 이 영역에서는 내가 보안관"(아거스 리서치의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야마론)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1990∼91년 아버지 부시의 대통령 재임 당시 그린스펀은 금리인하의 적기를 놓쳐 경제를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듬해 치러진 대선에서 클린턴에게 패배한 부시 전 대통령은 낙선의 책임을 그린스펀에게 전가할 정도로 그를 강도높게 비난했었다.
그린스펀으로선 이런 부시가(家)와의 악연을 재연하고 싶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이 이번에 금리를 내림으로써 공은 부시쪽으로 넘어갔다고 지적한다.
금리까지 내렸으니 이제 경제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책임은 부시가 지게 된 셈이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