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능성, 급격한 변화, 치열한 경쟁, 글로벌화...

21세기 경영환경을 대변하는 단어들이다.

그만큼 기업들은 험난한 "생존투쟁의 세기"에 들어섰다.

이 격변기를 세계 우량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대비하고 있을까.

생산 효율성 극대화의 상징인 일본 도요타를 시작으로 소니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의 21세기 전략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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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업과 인터넷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接點)을 극대화한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추구하는 21세기 전략은 이 한마디로 집약된다.

금융과 인터넷을 21세기형 고객중심 경영의 양대 기둥으로 삼겠다는 것.

도요타는 지난해 7월 ''도요타파이낸셜서비스(TFS)''를 출범시켰다.

투신상품을 판매하는 도요타파이낸셜서비스증권(FS증권), 판매금융과 신용카드 사업을 벌이는 도요타파이낸스, 자산운용을 담당하는 도요타애셋매니지먼트 등 각종 금융계열사를 총괄하는 금융지주회사격이다.

오는 4월에는 손해보험업에도 진출한다.

신용카드 발행에서 카드론, 투자신탁 운용, 보험판매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명실상부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자동차'' 회사가 하필이면 왜 금융사업을 벌일까.

물론 금융사업으로 돈을 벌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나온 전략은 아니다.

금융을 강화함으로써 자동차 판매를 촉진하고 고객들과 ''접점''을 확대하자는게 목적이다.

도요타가 현재 금융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은 그룹전체(연결재무제표 기준)의 약 5%.

활발한 금융사업을 통해 자동차 판매를 지원하는 미국 GM의 20%에 비하면 미미하다.

그래서 도요타의 금융서비스는 철저히 ''소비자 지향''으로 설계됐다.

도요타가 직접 발행할 신용카드 ''TS 3''만 해도 그렇다.

이 카드 회원들은 도요타 ''콜센터''에 전화만 하면 ''24시간 로드서비스''에서 자산운용, 보험판매까지 각종 생활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도요타 고객은 승차감 뿐만 아니라 생활의 편리함까지 얻는다''는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고객서비스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자는 전략이다.

도요타는 3년후 5백만명의 TS 3 회원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런 회원 확보가 도요타자동차의 판매를 촉진하는 효과를 갖게 됨은 물론이다.

''소비자만족경영'' 전략의 또 다른 기둥은 인터넷이다.

현재 66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인터넷포털서비스 ''가주닷컴(GAZOO.com)''이 바로 주역.

가주는 4년전 ''딜러망 개혁'' 과정에서 탄생했다.

딜러들의 관심은 신차 판매에만 쏠려 있어 차를 팔고 나면 후속관리가 거의 되지 않는게 당시 최대의 문제였다.

이 때문에 판매 이후 고객과의 연결끈이 없어져 경쟁업체에 고객을 빼앗기기도 했다.

고객과 상시적인 연결고리를 유지하기 위해 구축한게 가주닷컴이었다.

가주는 신차와 중고차, 차량점검, 보험 등 자동차에 관련된 정보는 물론 쇼핑 여행 등 각종 생활정보까지 다루는 등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사이트''를 표방하고 있다.

오는 2003년까지 가주의 목표 회원수는 4백만명.

현재 기존고객은 물론 잠재고객들까지도 끌어들이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자동차 주택 금융 인터넷….

24시간 3백65일, 고객들의 생활 곳곳에 다양한 표정으로 얼굴을 내미는 도요타.

이것이 도요타의 21세기 전략이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