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자민련 강창희(56) 의원이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를 던졌다.

눈 딱 감고 원내교섭단체 등록명부에 도장을 찍어달라는 자민련 지도부와 사무국 직원들의 애원을 단호히 뿌리쳤다.

당 총재인 이한동 총리까지 나서 설득했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다른 당에서 의원을 꿔오는 ''꼼수''에 ''만패불청''의 소신으로 맞선 것이다.

''오늘살고 내일 죽을순 없다''는 얘기다. 결국 당 지도부는 ''제명''을 결의하는 극약처방을 내렸으나 그는 "스리고는 해야 할 것 아닙니까"란 말을 남긴 채 부인과 함께 제주도로 향했다.

강 부총재의 ''마이웨이''식 돌출행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9년 7월 JP(김종필 명예총재)가 내각제개헌 유보를 선언했을 때,그리고 야당선언을 했던 이한동 총재가 2000년 5월 국무총리직을 수락할 때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JP가 "저사람 하고는 밀담이 안돼"라고 말할 정도로 개방적이며 소신파인 그는 대전고와 육사(25기)를 나왔으며 1980년 민정당 창당발기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전국구 의원직을 승계,11대 의원이 된 뒤 12대 때는 대전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고 13대 낙선후 14대 이후 계속 금배지를 달고 있는 5선 의원.

DJP공조가 복원되는 등 새해들어 정치권이 새판을 짜고 있는 지금 그의 이같은 ''이적반대'' 입장이 명분도 얻고 ''포스트JP''로 자리매김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