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韓銀 임원진의 '돈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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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에 맞춰 개인연금을 보조해 달라는 직원들의 요구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사람들이 어떻게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선 시중은행과의 형평성을 내세웁니까"
금융통화위원 및 집행부 임원들의 임금인상 소식을 접한 한국은행 직원의 푸념이다.
연초 퇴직금 누진제 폐지로 풀이 죽어 있던 터에 접한 소식이라 직원들의 허탈감은 더욱 컸다.
한은은 최근 금통위원과 임원들의 임금을 최고 56.5%나 올린데다 성과가 좋을 경우 최고 50%의 성과급을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보수 규정을 손질했다.
금통위원의 경우 연간 기본급이 1억1천1백80만원에서 1억7천5백만원으로 6천3백20만원(56.5%)이나 올랐다.
부총재와 부총재보 등 임원들의 임금도 40∼50%씩 높아졌다.
성과급을 한도까지 받는다면 금통위원의 보수는 기존의 2배를 훨씬 넘게 된다.
한은 직원들의 평균 임금인상률 7.1%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구조조정 한파로 모든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 고위직들이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은측은 이에 대해 "그동안 따로 받던 업무추진비 등 각종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보수가 늘어난 것이지 실제 수령액엔 그리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에 비해 한은 임원들의 임금이 아직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일을 보는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금융계 관계자는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위해 임기를 보장하고 기사와 함께 그랜저 승용차까지 제공하는 금통위원들에게 성과급을 준다는 발상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한은 내부에서조차 "퇴직금 누진제 폐지로 줄어든 몫을 퇴직금 산정의 바탕이 되는 기본급을 늘려 보전하려는 취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은행은 권위와 명예를 먹고 산다.
어떤 이유로든 중앙은행이 돈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높은 위상이 임원들의 두둑한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유병연 경제부 기자 yooby@hankyung.com
금융통화위원 및 집행부 임원들의 임금인상 소식을 접한 한국은행 직원의 푸념이다.
연초 퇴직금 누진제 폐지로 풀이 죽어 있던 터에 접한 소식이라 직원들의 허탈감은 더욱 컸다.
한은은 최근 금통위원과 임원들의 임금을 최고 56.5%나 올린데다 성과가 좋을 경우 최고 50%의 성과급을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보수 규정을 손질했다.
금통위원의 경우 연간 기본급이 1억1천1백80만원에서 1억7천5백만원으로 6천3백20만원(56.5%)이나 올랐다.
부총재와 부총재보 등 임원들의 임금도 40∼50%씩 높아졌다.
성과급을 한도까지 받는다면 금통위원의 보수는 기존의 2배를 훨씬 넘게 된다.
한은 직원들의 평균 임금인상률 7.1%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구조조정 한파로 모든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 고위직들이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은측은 이에 대해 "그동안 따로 받던 업무추진비 등 각종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보수가 늘어난 것이지 실제 수령액엔 그리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에 비해 한은 임원들의 임금이 아직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일을 보는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금융계 관계자는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위해 임기를 보장하고 기사와 함께 그랜저 승용차까지 제공하는 금통위원들에게 성과급을 준다는 발상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한은 내부에서조차 "퇴직금 누진제 폐지로 줄어든 몫을 퇴직금 산정의 바탕이 되는 기본급을 늘려 보전하려는 취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은행은 권위와 명예를 먹고 산다.
어떤 이유로든 중앙은행이 돈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높은 위상이 임원들의 두둑한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유병연 경제부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