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텔의 마케팅 자회사인 도머스오리아의 세일즈매니저 강지현 팀장은 요즘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각종 이벤트와 행사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기 때문.

"어떤 때는 하루에 10명 이상의 고객들을 만날 때도 있어요. 틈틈히 시간을 내 수주한 행사의 진행사항까지 체크하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랍니다. 하지만 저 혼자 책임지고 하는 일이라 성취감도 커요"

국제화 시대를 맞아 부쩍 늘어난 각종 국제회의와 세미나.

또 매일같이 열리는 기업의 신제품 발표회와 제휴식.

이같은 행사를 유치하기 위한 호텔들의 마케팅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호텔세일즈 매니저는 기업 각종단체및 협회 등을 대상으로 호텔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장점 등을 홍보하면서 행사를 유치하는 책임자들이다.

유치뿐만 아니라 완벽한 진행을 위한 제반 준비도 이들의 몫이다.

힘들기도 하지만 멋진 호텔세일즈 매니저의 직업 세계는 어떻까.

<>호텔세일즈 매니저의 하루=오전 9시께 사무실로 출근한 강지현 팀장은 먼저 하루 일정을 체크한다.

마케팅이 주 업무이다 보니 만나야 할 사람과 연락할 사람이 많은 건 당연하다.

지난해 열렸던 아셈회의 등 국제행사가 잇따르면서 외국인들을 접할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영어는 기본이고 일어 중국어등 다른 외국어도 조금씩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 팀장은 말했다.

오전엔 대개 행사장에 들어갈 식사나 인테리어 조명 등이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 지를 체크한다.

외국 호텔들은 행사를 유치하는 일과 그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업무가 구분돼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아직 한 사람이 두가지 역할을 맡는 곳이 대부분이다.

호텔의 다른 부서 협조를 얻고 업무 조율을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세일즈매니저의 주된 일이다.

"호텔에서 나오는 식사와 음료 등을 포함해 모든 서비스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어야 하죠.그래야 제대로된 진행을 할 수 있고 다음번 행사 유치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조선호텔 안주연 팀장)

이런 이유로 호텔 경영자는 다른 부서에서 몇 년씩 경력을 쌓은 사람들을 대개 세일즈 매니저로 기용한다.

그만큼 호텔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센스있는 감각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연령층에게 맡겨진다.

행사 당일엔 미리 현장에 나와 마지막 준비사항을 체크하고 또 일일이 진행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행사는 아침 6시에 시작할 수도 있고 밤 12시가 다 돼야 끝나는 경우도 있다.

행사가 없는 날에도 미팅이 많아 외근이 잦은 편이다.

따라서 퇴근 시간은 일정하지 않다.

<>호텔세일즈 매니저가 되려면=대학에서 호텔경영과 관련된 과를 나왔다거나 컨벤션과 관련된 사설교육기관을 이수하면 유리하다.

하지만 전공이 중요하지는 않다.

전공보단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성실한 매너와 행사의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길 수 있는 성격을 갖추는 게 좋다.

최근들어 여성 세일즈매니저들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섬세한 여성들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

이 분야에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외국에선 이미 일반화된 상황이다.

과거엔 행사 주최자,즉 상대해야 하는 대부분 고객이 간부급 이상의 남성들이어서 여성 매니저는 적당하지 않다는 게 통념이었으나 요즘은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매니저의 필수요건으로 외국어 실력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상대해야하기 때문에 일반 상식은 물론 국제적 이슈나 스포츠 등 다방면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세일즈 매니저가 되면 협상기술과 견적서 작성요령,호텔의 제반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6개월 정도 받는게 보통이다.

입사 첫 해 연봉은 1천7백만~2천만원 선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