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새해들어 1조2천원의 달러자금을 주식시장에 퍼부었다.

개인들은 이 틈을 타 1조원정도를 순매도했다.

지루한 약세장에 지쳐있던 개미군단이 "이게 웬 떡이냐"냐며 단번에 20~30%가량의 수익을 챙기면서 현금을 비축하고 있는 양상이다.

외국인의 추가매수 여부도 관심이지만 뜻밖에 현금을 확보한 개미군단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는 수급상 중요한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증권사 일선 지점장에 따르면 일부 큰손들이 "억단위"의 현금을 계좌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신규계좌만 늘어날 뿐 눈에 띄게 돈이 유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개미군단은 아직 ''긴가민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존 개인투자자들은 증권 건설주등 대중주에서 일정정도의 수익을 낸 뒤 조정을 기다리며 저가매수 찬스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증권사 지점장을 통해 개미군단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신규 자금 들어오나=새 돈이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는 흔적은 찾기 어렵다는 게 증권사 지점장들의 전언이다.

장병국 LG투자증권 상계지점장은 "신규 계좌개설이 늘어나고 있지만 눈에 띄게 들어오는 새돈은 없다"고 말했다.

김주황 삼성증권 이태원 지점장도 "아직까지 기존 고객들 위주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강남 일부 지역에서 ''억단위''이상의 큰돈이 간헐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창용 대신증권 영동지점장은 "큰손들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좋게 보고 10억원 단위의 뭉칫돈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MMF에 있던 돈을 위탁계좌나 근로자저축으로 옮기는 투자자들도 눈에 띄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타매매인가 중장기 보유인가=중장기 보유 목적으로 주식을 사는 개인들은 별로 없다는 게 지점장들의 설명이다.

김주황 지점장은 "현 장세를 단기적인 금융장세로 여기는 개인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심리가 언제 식을지 모르는 만큼 장기 보유하기는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다.

김 지점장은 "600선부근으로 갈수록 매도에 치중하는 개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병국 지점장은 "상당수 고객이 20∼30%의 시세차익을 본뒤 일단 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양증권 테크노지점의 장정석 부장은 "지난해 하도 많이 당한 때문인지 일단 20∼30%의 수익이라도 챙기고 보자는 심정이 개인들에게 팽배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개인들이 큰 폭의 조정을 예상하지는 않고 있어 조정시 마다 저가매수에 나설 것(장병국 지점장)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호 종목은=역시 저가주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동양증권의 장정석 부장은 "금융주와 건설주,저가대형주가 일반인의 주타깃"이라고 말했다.

장병국 지점장은 "전체 계좌의 20%가량은 증권 건설등 저가 대중주에서 시세차익을 남긴 뒤 차기 주도주를 탐색하고 있고 나머지는 증권·건설주의 조정을 기다리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하창용 지점장은 "''지점장님 증권주 하나 찍어주세요''라고 증권주에 애착을 갖는 투자자도 간간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큰손들의 경우 낙폭이 큰 코스닥주식과 은행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