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용자 1천7백만명,이동전화 가입자 2천7백50만명,인터넷 도메인수 52만개.

작년말현재 디지털 한국의 자화상이다.

"인터넷"과 "정보기술(IT)산업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보급되면서 우리 생활의 일부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 분야에선 한국이 세계적인 "강국"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한국의 e-비즈니스화 현주소를 짚어보고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본다.


<>인터넷 사용자수 2천만명 시대=인터넷이 한국사회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7년경.

불과 3~4년만에 우리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인터넷사용자 2천만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초고속 통신 가입자도 3백60만명에 달해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 비율면에서는 세계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1인당 하루평균 인터넷 이용시간 1백분,주식거래중 인터넷 거래비중 65% 등 인터넷 인프라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IT산업분야 기술경쟁력 확보=정보화 사회의 바탕이 되는 주요 산업에서 한국은 주요 경쟁국들에 대해 비교우위를 지니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의 주 생산국이다.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를 비롯한 각종 IT산업에서 한국제조업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보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높은 관심과 앞선 기술력이 시너지효과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게 우리의 강점이다.


<>e-비즈니스화를 위해 뛰는 기업들=e-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사이버시대가 정착되고 있다.

앞으로도 디지털 문화가 우리삶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업들도 이런 변화에 맞춰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들은 반도체,통신,가전기기와 이동통신단말기 등 IT인프라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이같은 물결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들어 이들 대기업의 제품에 게임이나 개인정보,포털서비스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결합되고 있다.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등 중견기업들은 CDMA방식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에서 다진 경험을 바탕으로 GSM 단말기와 IMT-2000단말기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e-비즈니스화의 바다속 깊은 묵직한 조류를 반영하고 있다면 벤처기업들은 바다표면에서 넘실대는 파도와 같은 역동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무료 e-메일서비스의 대표주자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인터넷 검색엔진업체 네이버,국산 백신엔진의 대명사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워드프로그램의 강자인 한글과컴퓨터 등은 일반인들이 e-비즈니스화라는 시대의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벤처기업들이다.

청소년들에게는 엔씨소프트 넥슨 등의 온라인게임업체들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특히 벤처기업들은 새로운 기업문화와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최근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큰 의미를 지닌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넘어야할 과제=무엇보다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기존의 오프라인 시대 아날로그 사고방식으로는 새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

광속 경쟁시대,지구촌 경쟁시대를 맞아 기업의 비즈니스 감각도 변모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법과 제도,정부의 역할도 다시 원점부터 재점검해야 할 때다.

또 핵심기술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교육시스템도 개혁해야 한다.

오는2003년까지 50만명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e-비즈니스 인력을 양성하고 국제적인 비즈니스 감각을 지닌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

김성희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장은 "새 시대에는 새로운 사고를 갖고 밀려드는 물결을 정면에서 받아들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