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나''군 대학의 전형이 시작된 9일 서울대 서강대 동국대 등이 논술시험을 치렀다.

이들 대학의 논술문제는 동서양의 고전을 예문으로 준뒤 작가의 태도를 분석하고 수험생들의 견해를 쓰도록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서울대는 인문·예능계와 자연·체능계 등 2개로 나눠 문제를 출제했다.

인문·예능계에서는 중국의 문호 루쉰(魯迅)의 ''작은 사건'' 등 2개의 예문을 제시한 뒤 ''공통으로 나타난 삶의 자세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질 수 있는 의미에 대해 논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자연·체능계의 경우 예문을 제시한 뒤 인간과 동물의 지적 능력 차이에 대한 수험생의 견해를 물었다.

서강대는 동양 고전인 ''장자''와 서양의 고전인 플라톤의 ''파이돈'',박완서의 소설 ''한 말씀만 하소서'' 등에서 뽑은 3개의 지문을 주고 각각의 지문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인식차이와 인간이 죽음에 대해 가져야할 태도가 무엇인지를 논술하도록 했다.

동국대에서는 짧막한 예문을 준뒤 우리 사회에 만연된 혈연 지연 학연 등 ''연고주의''의 폐해를 분석하고 연고주의가 건강한 공동체 문화 형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쓰도록 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주어진 예문의 작품을 사전에 읽지 않았더라도 제시문만 정확히 분석하면 논술할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됐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