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연 5%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채권장이 풍부한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연초 국고채 매수랠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채권딜러들은 금리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결정하는 재료로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하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국고채 사상 최저수준=8일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6.07%를 기록했다.

99년 5월6일(5.91%) 이후 20개월만에 최저치다.

채권딜러들은 "지난 99년 5월6일 국채전문딜러(PD) 선정을 위해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형성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 금리는 사실상 사상 최저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금리가 급락하는 것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과 무위험 자산 선호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금통위의 콜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비,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기적 거래도 가세하고 있다.

<>5%대 하락여부 주목=시장 관계자는 "국고채 금리가 단기적으로 연5%대에 진입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미 거의 바닥권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9일 채권시장에선 이같은 조정 분위기가 확산되며 금리가 소폭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증권업계 딜러는 "최근 경기둔화세 등을 감안할 때 금리가 조정기를 거치더라도 급반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국채에 대한 열기와는 딴판으로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일부 우량 회사채를 제외하곤 거래가 끊겨 있다.

또 금리가 연일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은행권은 역마진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은행들의 정기예금 수신금리는 연 6.8~7% 수준.은행들이 예금을 국고채에 투자할 경우 연간 1% 포인트 가까운 역마진이 발생하는 셈이다.

시중은행들이 다시 수신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콜금리 인하 가능성=금융계는 오는 11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선 금리 인하는 약효를 발휘하지 못한 채 물가상승 압력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인하가 본격적으로 검토되는 시기는 내달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게 금융계 전망이다.

통계청이 이달말 내놓는 12월 산업활동동향 결과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금통위가 금리인하를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은 한은이 올 1분기부터 시작,연간 0.75%~1.00%포인트 가량 콜금리를 낮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릴린치증권도 한은이 상반기중에 콜금리를 0.75%포인트 가량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병연 기자 yooby@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