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매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였지만 올들어 일부 우량물건을 중심으로 응찰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8일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입찰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5가의 한신아파트 34평형(사건번호 2000-18001)엔 45명의 입찰자들이 몰렸다.

2회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1억8백80만원까지 떨어진 물건으로 감정가(1억7천만원)의 89.4%인 1억5천2백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96년 완공돼 깨끗한 편인데다 감정가가 시세(1억8천만원)보다 낮았기 때문에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 5일 서울지법 본원에서 실시된 강남구 일원동 한솔마을 23평형(99-62501)에도 25명이 입찰했다.

이 물건은 감정가(2억1천만원)의 81.5%인 1억7천1백1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8일 서울지법 북부지원에선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 33평형(2000-28346)은 20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감정가(2억원)의 78.4%인 1억5천6백99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시장상황 및 유망물건=최근 치열한 입찰경쟁을 벌이는 물건은 지은지 오래 되지 않은데다 2회정도 유찰된 아파트라는 점이 특징이다.

또 역세권에 있는 20∼30평형대의 중·소형 아파트도 실수요자와 임대사업자들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양아파트 28평형은 오는 17일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입찰이 실시된다.

감정가는 1억4천만원이었고 2회 유찰돼 최저입찰가는 8천9백60만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또 송파구 문정동의 올림픽훼미리타운 32평형은 오는 27일 서울지법 동부지원에서 입찰된다.

최초감정가는 2억7천만원이었지만 2회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1억7천2백80만원으로 떨어졌다.

◆주의사항=당분간은 부동산경기가 살아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인 만큼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고 위치가 좋은 우량물건에 선별응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입찰자가 많이 몰릴수록 적정 입찰가를 미리 산정해둬야 후회하지 않는다.

입찰전에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 시세를 알아보고 리모델링(개보수)비용까지 감안해 응찰해야 한다.

권리관계를 철저히 따져보는 일도 필수적이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