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국 영화계의 관심은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에 쏠려있다.

시장점유율 2년 연속 30%대라는 지난해 성적표는 충무로를 한껏 고무시켰다.

양질의 자본을 바탕으로 제작비와 제작편수가 크게 늘었고 해외영화제나 수출시장에서의 성과도 괄목할 만 했다.

따라서 올해는 지난해 일궈낸 한국영화의 양적 질적 성장을 토대로 한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해야 할 중요한 한해다.

지난해보다 규모가 커진 블록버스터들이 잇따르고 훨씬 다양해진 색깔의 작품들이 틈을 메일 전망이다.

최대 기대작은 김성수 감독의 ''무사''(제작 싸이더스 우노필름)다.

순제작비만 50억원을 웃도는 무협액션물 ''무사''는 1백% 중국현지 촬영을 마치고 5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충무로의 스타일리스트로 손꼽히는 김 감독과 장즈이 정우성 주진모라는 호화멤버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30억원을 투입한 테러액션 ''광시곡''(감독 장훈,2월 개봉예정)도 관심작이다.

스타시스템을 벗어나 탄탄한 시나리오와 액션을 내세웠다.

장르 다양화도 눈에 띈다.

''천사몽''(감독 박희준,2월 개봉예정)은 SF로맨스를 표방했고 김대승 감독의 ''번지점프를 하다''는 퓨전멜로라는 이색적인 사랑을 펼쳐보인다.

장진 허진호 류승완 등 충무로 젊은 재주꾼들의 신작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별주부 해로'' ''원더플 데이스'' 등 제작비 1백억원대에 달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들도 있다.

제작여건을 뒷받침할 자본사정도 넉넉한 편이다.

강제규 필름이 영상펀드에 뛰어들기도 했지만 올해 영화전문펀드의 영상투자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JSA 공동경비구역''으로 새로운 실력자로 떠오른 CJ엔터테인먼트는 ''무사''로 또다시 흥행신화에 도전하고 배급계의 최강자로 군림해온 시네마서비스도 상반기 멜로진용을 시작으로 대반격에 나선다.

여기에 튜브엔터테인먼트가 배급계의 3강구도 가능성을 모색한다.

한국영화의 세계무대를 향한 진군도 두드러진다.

''JSA 공동경비구역'' ''눈물'' ''반칙왕''이 오는 2월 열릴 베를린영화제에 진출한다.

또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아카데미 영화제 진출을 모색하는 등 국제무대에서의 본격적인 위상정립을 모색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남북 영화계 교류 또한 중요한 화두다.

지난해 남측영화인들이 방북 당시 인적·물적 교류를 올해부터 본격화하기로 합의한 만큼 남북 영화계의 교류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도전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관객동원은 ''JSA…''같은 일부 흥행작에 치중됐다.

따라서 ''빈익빈 부익부''를 해소하고 균형적인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충무로의 한목소리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