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 관한 MBC의 뉴스보도가 균형감각을 상실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오후 9시)는 지난 9일 ''유독 문광부''라는 자막으로 문화관광부가 규제개혁위원회의 미디어렙 완전경쟁 권고안에 반발,3년 한시 허가제를 골자로 한 수정안을 마련해 재심사를 요구했다는 뉴스를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MBC는 문화관광부를 반개혁적 관료조직으로 몰아붙이며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 일방적으로 보도했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현재의 방송광고 판매대행체제는 1980년 신군부가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만들었고 독점으로 인한 폐해도 심각한데 유독 문화관광부만 이를 반대하는 반개혁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MBC의 입맛에 맞는 대학교수 2명의 의견을 빌려 미디어렙 경쟁체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방송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며 미디어렙의 완전허가제를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는 완전 배제시켰다.

한국시청자연대회의와 언론개혁시민연대등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은 미디어렙이 완전경쟁체제로 나갈 경우 시청률 경쟁으로 인한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따라서 MBC의 이날 보도는 소수의견을 전체 국민들의 여론인양 호도한 셈이다.

그렇다면 왜 방송 3사 가운데 ''유독 MBC''만 미디어렙에 관해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까.

이는 소유형태는 공영이지만 운영은 민영처럼 1백% 광고에 의존하는 MBC만의 독특한 경영구조 때문이다.

MBC는 광고분야만은 민영으로 분류돼 SBS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동안 독점체제에 안주해온 한국방송광고공사에 계속 광고를 맡길 경우 신규 민영 미디어렙과 경쟁이 안된다는 논리다.

MBC의 이러한 주장에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보도의 균형성마저 상실한채 자사의 이익을 강변하는데 급급한 것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망각한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

김형호 문화레저부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