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감각을 익히는 교과서적인 충고로 ''에델바이스''를 예로 드는 경우가 많다.
에델바이스의 첫 번째 음절인 ''에''는 하프스윙에 해당되고,두 번째 음절인 ''데''는 톱스윙에 해당되며,세 번째 음절인 ''바이스''는 임팩트 지점으로 내려오는 곳에 해당된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마음 속으로 하나,둘,셋을 헤아리며 에델바이스의 음절과 같은 리듬 감각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간단하기 짝이 없는 스윙 동작을 유지한다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연습장에서 김 프로가 바라보고 있는 면전에선 미흡한 대로 숙달이 가능할 것 같다.
그러나 시야가 탁 트인 필드에 나서기만 하면,연습장에서 익힌 리듬 감각 따위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빗자루로 싹 쓸어버린 듯이,머리 속에서 사라져 버리고 만다.
어느새 마음은 바쁘고,어깨는 쇳덩이처럼 긴장돼 에델바이스라는 말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골프채를 냅다 꼰질러 박으면,영락없이 땅볼이 되고 만다.
그런데 주식회사 길상사의 김수천(金秀千) 사장의 스윙을 지켜보노라면,에델바이스라는 리듬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정말 옳은 일인지 강한 의문을 느끼게 된다.
김 사장의 스윙은 에델바이스에서 ''에''에 해당되는 전광석화와 같은 시간에 모든 스윙 동작을 마감해 버린다.
그 분의 스윙 동작을 분석하려고 여러 번 주의깊게 바라보곤 했지만,워낙 빠른 시간에 스윙을 끝내 버리기 때문에 그때마다 실패하고 만다.
그렇지만 클럽페이스에 정통으로 맞은 공은 흡사 빨랫줄인 듯 거의 일직선을 유지하며 날아가 십중팔구 자신이 원하는 곳에 떨어진다.
일찌감치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다 공을 보내 놓은 김 사장이 하는 일은,숲속으로 날아간 초보자들의 공을 찾아주는 일이다.
그러나 초보자들에게 ''이렇게 쳐라,저렇게 쳐라''는 잔소리는 전혀 없다.
다만 잘 못친 남의 공을 찾아 주느라,필드를 종횡무진으로 뛸 뿐이다.
jykim@paradi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