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민주당 이해찬 최고위원이 11일 기자들과 만나 구여권 선거자금에 불법 지원된 안기부 예산의 재원이 안기부 청사 이전과정에서 조성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위원은 "문제의 돈은 내가 서울시에 있을때 남산 안기부 건물의 이전비용으로 1백90억원을 준 것과 내곡동 청사신축예산으로 4백억∼5백억원 정도가 해마다 계상됐던 것이 신축 이후에도 없어지지 않고 95,96년 2백억∼3백억원씩 안기부 예산에 계속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 말대로라면 구여권이 안기부 청사의 이전·신축을 이용,자금을 편법조성한 셈이 된다.

그는 "당시 (남산 안기부 청사의) 땅은 서울시 것이고 건물은 건축대장에도 없는 것이어서 국유재산도 아니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매각대금이 아닌 이전비용으로 서울시가 (안기부에)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전 인지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김 전 대통령이 지금 잔뜩 겁을 집어먹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벌써 별 소리를 다했을텐데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김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