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하락과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이 카드회사의 매출채권을 사들이는 등 새로운 자금운용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은행은 11일 LG캐피탈로부터 5천억원어치의 카드 매출채권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서울은행이 사들인 것은 LG캐피탈이 개인고객 25만명에 대해 갖고 있는 채권이다.

채권 행사자가 서울은행으로 바뀌었지만 서울은행이 이자를 직접 받거나 채권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LG캐피탈은 채권이 부실화될 때 손실을 책임지고 고객으로부터 약정 이자(약 14~15%)를 받은 뒤 이중 연 9.05% 만큼의 이자를 서울은행에 주기로 했다.

사실상 서울은행이 LG캐피탈에 연 9.05%의 금리에 5천억원의 자금을 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같은 방식은 자산담보부증권 등 채권발행 형식을 통하지 않고 직접 채권을 거래했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다르다.

LG캐피탈 입장에서는 채권을 매각한 대금으로 다시 카드대출 등을 할 수 있고 은행측은 높은 금리를 받고 자금을 운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