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실세금리 하락에 맞춰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따라 내리는 반면 대출금리는 붙잡아 두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국고채 금리의 하락 추세에 맞춰 각 은행들이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를 연 6%대로 인하했다.

반면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는 여전히 연 9.5~9.75% 수준으로 고정된 상태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최근 대출금리를 CD(양도성예금증서) 유통수익률에 가산금리를 덧붙여 결정하는 상품이 늘었기 때문에 금리 하락의 혜택을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3개월물 CD의 유통수익률은 지난해 1월말 연 7.2%에서 지난 11일에는 연6.64%로 떨어졌다.

지난해 초 CD연동부 대출을 받은 고객이라면 CD수익률 하락폭인 0.56%포인트만큼 이자부담을 덜게 됐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예금금리를 낮추면서 대출금리는 인하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지만 이처럼 시장금리와 연동된 조건으로 대출을 실시하기 때문에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고객들도 혜택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CD 금리와 연동된 조건으로 대출받는 고객들은 부동산 등 담보를 제공하거나 신용도가 우량한 고객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일반신용대출을 받은 대부분의 고객들은 금리하락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가계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국민 주택은행은 CD금리 연동대출을 아예 취급하지 않거나 실적이 미미하다.

조흥은행은 최근 ''설날특별자금''을 중소기업에 빌려주면서 여전히 연 9.5%의 프라임레이트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기업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프라임레이트는 은행의 조달금리에 목표이익률 간접비 등을 더해서 정하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하락하더라도 6개월 정도는 후행하는 것"이라며 "당분간 기준금리를 내릴 방침은 없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