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관악지점 불법대출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는 12일 박혜룡 아크월드 사장,신창섭 전 관악지점장 등 핵심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개최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불법대출과 관련해 외압을 넣었다는 혐의를 집중 추궁했다.

이와 관련,증인들의 답변 과정에서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정황 진술이 나오기는 했지만 확증은 제시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이 권력형 비리가 아니라 단순한 ''금융 사기극''임을 입증하는데 초점을 맞춰 질문했다.

◆박지원 전 장관 개입 의혹=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신창섭 전 지점장으로부터 "박혜룡씨가 박지원 전 장관과 전화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보았고 자주 만나는 사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정 의원이 아크월드와 수주 계약을 맺었던 국방부 조달본부,한국전력 등의 발주 내역과 발주 담당자의 이름 등을 담은 서류를 제시하자 신 전 지점장은 "박혜룡씨가 삼촌(박지원 전 장관을 지칭)에게 설명하기 위한 자료였던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박혜룡씨는 "전혀 본 적도 없는 자료"라고 잘라 말해 박 전 장관의 개입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한빛은행 소영수 검사역이 지난해 1월18일 아크월드 대출의 문제점을 지적한 다음날인 19일 박 전 장관을 만나러 문화관광부 청사로 갔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박혜룡씨는 "청사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대기실에 잠깐 앉아있었을 뿐이고 (박 전 장관을)전혀 만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권중 에이스테크 부사장은 "박혜룡씨와 함께 문화관광부 청사로 가기는 했지만 개인적인 일이 있어 만나는 것은 확인하지 못했고 다만 이후에 ''은행 일이 잘 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답변했다.

◆한빛은행 간부 연루 여부=한빛은행 이수길 부행장이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진술이 엇갈렸다.

신 전 지점장은 "지난해 1월19일 이 부행장이 전화를 걸어 ''아크월드를 도와줘서 정상화시켜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고 이연수 전 관악지점 과장과 김영민 전 대리 등도 이를 확인했다.

그러나 이수길 부행장은 "전화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맞섰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외압을 받았다면 합법적인 대출을 하지 왜 불법대출을 했겠느냐"며 ''사기극''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김남국·윤기동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