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침체일로를 걷던 한국 벤처산업이 재도약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벤처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아지는 가운데 코스닥시장의 활기에 힘입어 벤처투자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벤처펀드 등 투자시장엔 지난해 12월 이후 자금이 다시 몰리기 시작했으며 외국인투자자 유치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월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수준인 41개 벤처펀드가 결성됐다.

무려 3천6백65억원이 몰려들었다.

올해 창업투자사들의 투자계획 규모가 1조6천3백억원으로 지난해(1조6천9백억원)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벤처거품이 빠지면서 투자할 때 적용하는 투자배수가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효과는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부의 투자마인드 제고노력도 이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정부자금 6백억∼7백억원을 벤처펀드에 출자키로 하고 벤처캐피털의 신청을 받아 올 상반기중 조기집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썰렁했던 투자유치 행사에도 벤처캐피털들이 몰려들고 있다.

오는 17일 중소기업청 주최로 열리는 대덕투자마트에는 당초 50개 정도의 벤처캐피털이 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14일 현재 1백개 이상의 벤처캐피털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 기업들도 사정이 좋아져 자금의 선순환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동안 수익모델 부재에 시달리던 닷컴 벤처들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수익 구조가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은 "최근 자금시장이 호전되면서 벤처투자시장의 분위기가 급반전되고 있다"고 말한 뒤 "그러나 지난해와는 달리 알짜벤처를 골라 집중투자하는 합리적 모델을 찾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안상욱 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