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백화점들이 불황과 대형 업체의 공세를 돌파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생존의 키워드는 두가지다.

내실경영과 다각화 전략이 바로 그것.

영업환경 악화에 대비,내실을 다지는 한편 대형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견 업체들의 설 땅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덩치 큰 몇개 업체만 살아남게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생존전략=삼성플라자는 올 경상이익 목표를 5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 97년 11월1일 개점 이래 처음으로 이익을 내겠다는 것.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익성과 효율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성영목 삼성플라자 분당점장(상무)은 "분당상권에서 1등 점포 자리를 굳힌 만큼 개점 초기처럼 마케팅 비용을 쓸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내실만 튼튼하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삼성은 분당점 옆 7백평 부지에 매장면적 1천6백평 규모의 ''테마관''을 내년 말까지 짓기로 했다.

젊은층을 흡수하기 위한 것이다.

수도권과 서울시내 중소 백화점 등을 위탁 경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경방필백화점은 단골손님인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주부층을 겨냥한 마케팅에 힘을 쏟기로 했다.

사은품과 광고 경쟁은 피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11월에 홈플러스와 현대백화점이 텃밭인 영등포 상권에 들어설 것에 대비한 포석이다.

경방필은 현재 영등포역 앞에 한 점포만을 운영 중이다.

그랜드백화점은 올해 매장면적 3천평 규모의 할인점 2개를 새로 열 예정이다.

수도권지역 4∼5곳을 후보지로 선정,주변 상권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개 점포가 완공되면 할인점은 8개로 늘어난다.

다점포체제를 갖추는 셈이다.

김부중 상무는 "어렵다고 움츠려있을 수만은 없다"며 "경상이익 등으로 투자비를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애경백화점은 점포 옆 주차장 부지(4천5백평)에 40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을 지어 백화점과의 시너지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생존여부=경방필과 애경은 현대백화점 목동점 개점으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는 오는 11월에 목동에 점포를 낸다.

경방필은 주부층 등을 겨냥,비상대책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목동 중산층 주부 상당수를 현대백화점에 뺏길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플라자의 경우 텃밭인 분당상권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어 시장확대가 만만찮다.

그랜드백화점도 사업다각화로 승부를 걸고 있으나 그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LG의 경우 1호점인 부천 중동점 건설에 들인 3천억원 상당의 투자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사정만 나쁜 게 아니다.

불경기도 큰 부담이 될 조짐이다.

조성호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견 백화점은 지역주민과 밀착된 상권을 갖고 있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형 업체들의 공세보다는 불황의 장기화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창동 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