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생방송 현장.

스튜디오 밖 PD의 손에는 방송진행을 위한 큐시트(Cue Sheet) 대신 마우스가 쥐어져 있다.

모니터 화면에는 방송될 노래목록 CM 효과음 등이 진행 순서대로 차례차례 등록돼 있다.

또 화면 아래의 채팅창을 통해선 스튜디오 안의 진행자와 자유롭게 의사를 교환한다.

종이 형태의 큐시트가 디지털화돼 컴퓨터 화면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라디오 방송 제작의 디지털화엔 직원 30여명의 벤처기업 네오미디어(대표 정효식)의 기술력과 땀이 배어 있다.

디지털방송 관련 솔루션 전문업체인 이 회사의 주력 품목은 "다소"라는 디지털 오디오 방송 전용 소프트웨어.

98년부터 MBC 본사 기술부서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제품은 라디오 방송과 연관된 제작.편집.송출 등 일련의 방송업무를 완벽하게 디지털화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 MBC 본사에서 이 프로그램을 도입, 시험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17개 MBC 지방 계열사에서도 도입을 검토중이다.

이 회사의 정 사장은 "다른 방송국에서도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 부문에서만 올해 매출목표 1백15억원중 70억원을 거뜬히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0억원이었다.

네오미디어는 작년 말 MBC 시스템기술부와 함께 디지털 비디오분야에 대한 기술개발에 나섰다.

라디오에 이어 TV 방송제작의 디지털화를 꾀하기 위한 것이다.

정 사장은 "현직 PD는 물론 엔지니어 진행자가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방송현장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 오디오.비디오 기술을 응용한 파생시장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그중 하나가 가상원격 교육시스템.

작년 초부터 인터넷과 위성을 이용한 원격교육시스템을 개발해 현대.기아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이 쪽의 올 매출목표액은 25억원.

대기업과 공공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사장은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조직"과 "자금" 관리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10명이던 이 회사의 직원 수는 작년 한해동안 3배나 늘었다.

정 사장은 "직원들의 결속력 강화와 업무분담의 형평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금유동성 유지와 기술개발 투자를 위한 신규 자금유치도 계획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 사장은 그러나 "자금유치는 꼭 필요한 만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요이상의 돈을 가지고 있으면 위험한 유혹에 빠질수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벤처정신을 "기회에 대한 자발적 대응"이라고 정의하는 정 사장은 올해 1백억원 매출달성은 새로운 출발점일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02)537-2585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