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TV(대표 정용빈)는 인터넷TV시장에서 경쟁사와는 다른 비즈니스모델로 승부를 걸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인터넷TV용 셋톱박스를 개발한 이 회사는 이를 싼 값에 팔고 TV해상도에 맞춘 콘텐츠를 무료로 서비스해오고 있다.

인터넷TV서비스업체들이 대부분 유료서비스를 하는 것과는 대조된다.

셋톱박스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기업도 이 회사와 티콤넷 정도다.

클릭TV의 서비스는 TV를 보는 것처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리모콘으로 3자리수의 채널번호 1천여개중 특정 번호를 누르면 원하는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특히 채널에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로부터 일정액의 임대료를 부가해 셋톱박스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통신 및 온세통신 등 ISP(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업체를 통해 셋톱박스를 팔고 있다.

공동 마케팅은 정보가전 시장의 유망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는 TV포털을 잇따라 구축하고 있는 ISP업체들에게 자사 사이트를 초기 홈페이지로 사용하는 인터넷TV 고객을 대거 확보하는 효과를 누리게 한다.

클릭TV는 중소기업이 직접 TV용 콘텐츠를 제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있다.

대형 ISP업체들과 손을 잡은 것도 이들이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는 TV 콘텐츠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클릭TV는 건설업체들과 금융업체들도 주요고객으로 보고 적극 공략하고 있다.

B2C보다는 B2B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의 셋톱박스는 임베디드방식을 택했다.

CPU(중앙처리장치)에 OS(운영체제)와 어플리케이션(응용소프트웨어)를 실었다는 얘기다.

덕분에 가전제품처럼 사용하기 쉽지만 기능은 단순하다.

대부분의 셋톱박스 업체는 하드디스크가 있는 PC형을 내놓고 있다.

기능은 많지만 복잡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이 회사 기술력의 원천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서울에 있는 연구소다.

이 회사를 지난 99년말 창업한 정용빈 사장은 삼성전자 안에서도 손꼽히던 마케팅전문가로 연구개발 소싱 및 시장트렌드 등을 읽는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사와 남다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시장분석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