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 조달청장 >

"정부조달 업무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깨끗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 8월 취임,조달행정의 전면 개혁을 주도해 온 김성호 조달청장(55)은 이같이 밝히고 총체적인 개혁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을 다시한번 다짐했다.

김 청장은 부임하자마자 조달업무 프로세스를 수요처인 정부기관 중심으로 과감하게 개편했다.

수요기관들을 고객으로 여겨야 한다는 그는 고객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조달청의 본래 업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달업무의 투명한 처리와 비리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한 그는 "앞으로 모든 구매및 시설공사는 입찰 초기단계에서부터 계약 진행과정,자금결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입찰방식으로 진행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실시해오고있는 조달청의 전자입찰은 미국 싱가포르 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

조달행정의 투명성 확보는 물론 연간 34만건에 이르는 입찰서류가 온라인으로 처리됨으로써 비용절감 효과가 연간 2백20억원에 달한다는게 조달청의 설명이다.

김 청장은 "공공기관에서 필요한 행정용품을 원클릭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도 인기를 끌고 있어 인터넷 판매비율이 작년말현재 전체의 97%를 넘어섰다"며 조달청이 전자정부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달청은 비리가 개입될 여지가 많은 수의계약은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갈 방침이다.

품질이 우수한 조달제품에 대해선 판로을 지원하고 문화예술인의 창작의욕고취를 위한 문화상품 구매 등 정책적 지원이외에는 모두 일반 경쟁으로 전환시켜나갈 계획이다.

그는 조달청 직원들의 전문성 확보에도 큰 관심을 갖고있다.

이를위해 조달 업무의 노하우를 축적한 전문가 집단을 집중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직원 연수 확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시행중이다.

원자재의 원활한 수급과 물가안정을 위한 비축업무도 활성화시켜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김 청장은 "최근들어 환율및 국제원자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비축업무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주요 원자재비축 확대를 위한 예산을 전년대비 40% 늘어난 7천억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중소기업들이 원자재 구득난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금년 비축예산의 70%에 해당하는 4천9백억원을 조기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소및 벤처기업과 지방기업 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조달청의 회전자금 등을 활용해 이들의 자금난 해소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재고물자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1천5백억원의 운영자금을 공급하고 3천5백억원 상당의 원자재를 외상 공급하는 등 모두 6천억원을 지원한다는 것.

또 중소기업제품의 조달규모를 지난해 9조2천5백억원에서 올해에는 11조2천억원으로 늘리기로 했으며 분리발주 등을 통해 수주기회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도 했다.

김 청장은 이번에 개최하는 "2001 정부조달 우수제품전"과 관련 "중기.벤처기업들에게 자금이나 세제상 지원을 해 주는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판로개척"이라고 지적하고 이를위한 체계적인 지원방안의 하나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조달청은 지금까지 총 7백18개의 품목을 우수제품으로 선정,지난해에만 판로지원정책을 통해 5천2백50억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집계했다.

그는 "올해안에 우수제품을 1천개로 늘려 7천억원가량의 판로지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또 품질평가를 대폭 강화해 품질위주의 제품선정에 역점을 두겠다는 김 청장은 제품선정 절차에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심사위원을 위촉해 업무를 더욱 투명하게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