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수 미하일 바리시니코프(53)는 10년마다 인생을 바꿨다.

라트비아(구 소련) 수도 리가 태생인 바리시니코프는 1970년 서방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바리시니코프는 세계 3대 콩쿠르의 하나인 바르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키로프 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중이었다.

런던 관객들은 묘기에 가까운 춤에 열광했다.

10년후(1980년) 바리시니코프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예술감독에 취임했다.

그새 서방으로 망명,미국 무용계를 ''석권''한 것이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는 바리시니코프 체제 하에 전성기를 구가했다.

바리시니코프는 ''백조의 호수''와 ''신데렐라''를 새로 안무했다.

1990년 42세의 바리시니코프는 다시 현대무용단을 창단한다.

은퇴를 고려할 나이에 현대무용으로 전향,현역 무용수로 남은 것이다.

안무가 마크 모리스와 의기투합한 바리시니코프는 화이트오크댄스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화이트오크는 세계 정상의 현대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머스 커닝햄,모리스 베자르 등으로부터 작품 40여편을 위촉받았다.

실험적인 현대무용으로 유명한 화이트오크댄스프로젝트가 오는 2월9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첫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예술감독겸 무용수인 바리시니코프 이외 6명의 무용수가 최신작 7편을 선보인다.

바리시니코프의 독무 ''Peccadillos''도 마련된다.

발레무용수로 바리시니코프는 고난도 테크닉과 탁월한 연기력을 강점으로 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요셉 브로드스키가 그의 춤을 주제로 시를 썼을 정도다.

다이애너 전 왕세자비도 처녀시절 바리시니코프의 팬이었다고 한다.

바리시니코프는 작은 체격이지만 어린시절부터 요가로 다져진 유연한 몸을 갖고 있다.

그는 망명당시 동기를 묻는 질문에 ''위선이 싫어서''라고 답했다.

현대무용에 경도된 것은 꾸밈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 탓인지 모른다.

바리시니코프는 현대무용을 ''민주적''이라고 했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예술감독 시절에도 현대무용가를 초청,발레와 현대무용의 만남을 주도했다.

화이트오크댄스프로젝트는 뉴욕시티발레단,폴 테일러 무용단 등 정상급 현대무용단 솔리스트로 구성돼있다.

창단 10년간 30개국을 순회하며 6백회가 넘는 공연을 가졌다.

금요일 오후 8시,토·일요일 오후 6시.

(02)2005-0114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