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16일 안기부자금 파문과 관련, "국민이 정치검찰을 불신하는 상황에서 진실을 밝히는 길은 특검제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당사에서 가진 연두 기자회견을 통해 "특별검사는 문제가 된 안기부 자금만이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과 나를 포함한 여야 모두의 정치자금에 대해 전면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만약 안기부예산 유용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경제살리기에 자신감을 상실한 현 정권이 구조조정을 뒷전으로 한채 ''하루살이 정책''으로 땜질만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대통령의 잘못된 현실인식과 거품정책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보다 불신만 키우고 있다"며 정부실정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 총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적화통일 전략에서 추진된 것이라면 있을 수 없다"며 "한국전쟁과 아웅산테러, 대한항공기 테러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