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보증''이라는 한단어로 집약된다.

작년말과 올초 잇따라 발표된 프라이머리CBO(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 및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제도, 산업은행을 통한 회사채 신속인수방안 등 굵직한 자금시장대책들은 이름과 형식이 다를 뿐 본질적으로는 모두 ''보증'' 대책이다.

금융시장 경색을 ''보증으로 뚫는다''는 구상은 16일 발표된 ''기업자금 지원을 위한 신용보증공급 확충방안''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총 54조원을 보증해 73조원의 자금을 공급한다는게 정부 계획이다.

◆ 대.중견기업 회사채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중 별도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정된 20조원어치에 대해 10조원을 보증해 주기로 했다.

보증방식은 증권사가 프라이머리CBO를 발행하면 이 CBO에 50% 가량을 보증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20조원어치의 회사채가 프라이머리CBO에 차질없이 편입되기만 하면 이 대책은 실효성이 있다.

하지만 그게 어렵다.

현재 프라이머리CBO를 발행하고 있는 증권회사들은 BB급 이하 회사채를 CBO에 편입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투기등급 회사채를 넣으면 CBO가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에따라 정부는 주채권은행들에 전면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주채권은행은 BB급 이하 회사채라도 거래기업 것이면 차질없이 차환되기를 바라고 있는 만큼 이들이 CBO 발행을 주도하면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또 CBO의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CBO를 선순위(85%)와 후순위(15%)로 나눠 후순위는 주채권은행과 기업이 인수하도록 했다.

이와함께 정부는 지난해 11월3일 부실기업 퇴출판정 때 회생가능으로 분류된 2백35개 기업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의 CLO 발행으로 1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CLO에는 70%인 7조원을 보증하기로 했다.

◆ 중소.벤처기업 자금공급 =지난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보증은 30조5천억원이었다.

올해엔 37조원으로 확충된다.

우선 벤처기업 전용 프라이머리CBO 발행이 추진되고 역시 보증이 뒷받침된다.

이 CBO는 대기업 CBO와 달리 회사채가 아니라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담보로 발행된다.

신용보증기금은 CB와 BW에 붙어 있는 전환.인수권리를 갖는 대신 순수 채권을 기초로 발행되는 CBO에 1백% 보증을 선다.

CBO는 1백% 보증인 만큼 위험이 전혀 없고 신용보증기금은 위험을 떠안는 대신 향후 기업의 상장.등록시 주가차익을 노릴 수 있다.

정부는 기업구매 전용카드제도 이용기업에도 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기업구매 전용카드제도란 구매기업이 납품대금을 어음이 아니라 카드로 결제하면 납품기업은 카드사로부터 대금을 지급받는 결제시스템이다.

현금에 목 말라 있는 중소기업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도지만 그동안 활성화되지 않자 카드대금만큼을 보증해 주기로 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