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물산에 대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의 매매패턴은 정반대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적극 사들이고 있다.

지난주의 경우 3백72만주를 순매수,기관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매도우위를 보였다. 특정 펀드가 주로 매도했지만 지난주 매도량이 3백67만주에 달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삼성물산에 대한 매수 규모를 늘리는 것은 성공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3천2백억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고 회사채를 조기 상환해 순부채를 1조5천억원 수준까지 끌어내리기로 했다.

또 회사채 차환발행을 제외하고는 은행권으로부터 신규 차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올들어 이미 로스앤젤레스 쇼핑몰,러시아 오피스빌딩,국내 부동산 등 8백77억원어치를 매각했다.

1999년 7천9백억원,작년 6천1백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감축한 데 이어 재무구조개선작업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이 유동성 문제로 주춤하는 사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아파트 분양실적 1위를 차지했다.

상사 부문도 카자흐스탄 동 제련 콤비나트인 카작무스와 루마니아 스테인리스 가공공장인 오텔리녹스 등 해외사업에서 고수익을 시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비상장 회사의 주식도 상당히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론 △유니텔 2천22만주(지분율 24.54%) △삼성카드 4백31만주(9.44%) △삼성캐피탈 6백31만주(15.16%) △삼성SDS 1천11만주(22.18%) 등을 갖고 있다.

이들 회사가 상장(등록)되면 순차적으로 현금화한다는 것이 삼성물산의 계획이다.

그러나 기관과는 달리 지난주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대주주인 템플턴사의 한 펀드가 한국주식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지분을 10.7%에서 8.5%(3백25만주 매각)로 줄인 것이 주된 요인이라는 것이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일부 외국인은 삼성생명의 상장이 연기됨으로써 삼성자동차의 여신에 대한 연체이자를 삼성물산도 분담해야 하는 점을 주가상승의 부담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인터넷 사업을 분사키로 한 것도 일부에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국인이 비록 지난 12일부터 순매수에 나섰다고 하지만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에서 순매수 규모를 늘리지 않는 한 주가 탄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외국인의 태도가 앞으로 이 회사의 주가 움직임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