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불법대출 의혹사건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17일 청문회를 끝으로 28일간의 조사활동을 마감했다.

그러나 특위 위원들이 증인들간 엇갈린 진술의 진위를 가리지 못해 의혹은 그대로 남게 됐다.

여기에다 한나라당은 이 사건을 ''권력형 비리'', 민주당은 ''단순 금융사기극''으로 미리 규정한 후 청문회에 임해 여야간 정쟁의 장으로 돌변한 문제도 드러냈다.

우선 최대 쟁점인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장관의 외압여부가 도마위에 올랐으나 실체규명에 실패했다.

한빛은행 소영수 검사역이 불법대출을 인지한 다음날인 지난해 1월19일 박혜룡 아크월드 대표가 박지원 전 문광부 장관실을 찾아간 사실은 확인됐다.

그러나 박 전 장관과 박혜룡씨 모두 직접 만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수길 부행장이 신창섭 전 관악지점장에게 사건무마 목적의 전화를 했는지에 대한 증인간 진술도 완전히 엇갈렸다.

이수길 부행장이 이촉엽 감사에게 관악지점 검사의 편의를 봐달라고 부탁했는지 여부도 관심사였으나 사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또 이운영 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은 "박지원 전 장관으로부터 보증과 관련한 외압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으나 박 전 장관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이운영씨의 사직동팀에 대한 수사와 관련, 최광식 전 사직동팀장과 이기남 경장 등은 "윗선의 압력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반면 이운영씨는 "박 전 장관의 압력을 받아 사직동팀이 수사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