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의 싱크 탱크(Think Tank.두뇌집단)가 무너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연구소 예산축소, 연구결과에 미치지 못하는 대가 지불, 그룹 계열사 용역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등으로 상당수 연구소들이 문을 닫거나 인원을 대폭 감축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90명의 연구인력을 60명으로 감축했다.

계열사에서 받는 용역이 20% 정도 줄어든 데다 자동차 등이 계열분리하면서 일감이 줄어들게 뻔하기 때문이다.

연구원내 설치했던 환경연구소는 폐쇄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 경제연구소인 대우경제연구소는 전성기 때 연구인력이 1백60명을 넘었지만 이제는 20명 안팎의 연구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대주주인 대우증권이 보유 지분을 크리스탈투자자문에 넘기는 절차를 밟고 있다.

한화경제연구원과 SK경제연구소는 해체됐다.

두 연구소의 일부 연구기능은 한화증권과 SK증권으로 각각 흡수됐다.

90년대 중반까지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치던 쌍용경제연구소와 기아경제연구소는 사라진지 오래다.

경제전문가들은 "글로벌시대의 모든 경제활동은 연구 기능이 뒷받침돼야 경쟁력을 갖는다"며 "연구기관들의 경쟁력 약화는 중.장기적으로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국내 민간 연구소의 연구결과가 외국 연구소의 것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해도 외국 연구소의 연구결과를 무조건 선호하는 역차별 때문에 국내 연구소의 입지가 더욱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