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균 < 행정개혁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 >

현 정부 들어 씨랜드 사건과 그 되풀이인 인천호프집 사건 같은 일상 단속행정의 실패로부터 한.일 어업협정시 쌍끌이 조업어선의 누락, 최근 의료개혁 과정의 고통 등 우리 정부의 정책실패 사례들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이 많다.

이런 정책 실패는 외형상으로만 일하지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저성과성(低成果性) 혹은 성과 부재에 원인이 있다.

정부의 성과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과 산출을 방해하는 일들을 고쳐야 한다.

보고.결재 회의에 시간을 많이 쏟고, 실질보다는 형식에, 장기적인 성과보다는 목전의 실적에, 업무의 성과보다는 상사와의 관계 개선에 시간을 보내는 것을 고쳐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 개혁은 ''작은 정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저성과성의 문제가 파묻혀서는 안된다.

앞으로는 정부의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쪽으로 행정개혁의 방향이 설정돼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하는 일''과 ''일하는 사람''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단기업무 위주로부터 장기과제 수행체제로'' 하는 일을 바꾸어야 하고 ''공무원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여'' 일하는 사람을 바꾸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고쳐야 하는 것은 1년에 한번씩 보직을 바꾸는 잦은 순환보직 관행이다.

그리고 비생산적인 보고.결재 회의가 없어지도록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하지 않을수록 유리한 평가구조를 고쳐야 한다.

전례만을 찾는 답습주의를 고쳐 창의와 혁신이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

현재의 감사시스템은 잘못한 일이 얼마나 있는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접시를 한개도 닦지 않고 한개도 깨뜨리지 않는 사람과 10개를 닦다가 한개를 깨뜨리는 사람 중에서 전자를 처벌하도록 감사의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