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6월29일과 작년 11월3일 두차례에 걸쳐 무더기 기업퇴출이 있었다.

98년엔 55개사가, 작년엔 52개사가 퇴출 리스트에 올랐다.

퇴출대상 선정과정에서 각종 소문과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멀쩡한 기업이 퇴출대상 후보로 거론돼 피해를 입기도 했다.

또 퇴출 대상으로 정해진 기업이라고 해서 당초 계획대로 모두 청산되거나 매각 또는 합병 법정관리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지난 98년 퇴출 리스트에 올랐던 55개사중 27개사는 예정대로 청산과 폐업 등을 통해 문을 닫았거나 정리절차를 진행중이다.

13개사는 매각이 완료됐거나 매각 추진중이다.

8개사는 계열사로 합병됐다.

그러나 해태계열 3사(해태제과 해태전자 해태유통)를 비롯한 일부는 법정관리와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을 통해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일화는 용인.제주공장을 팔고 직원을 1천명에서 2백50명으로 줄이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 끝에 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가 작년에 흑자를 냈다.

대우그룹 계열사로 98년 분리됐던 동우공영(건물관리)도 구조조정과 경영개선 등을 통해 매년 매출과 당기순이익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기업퇴출 때는 정부와 채권금융단간 판정에 법원이 제동을 걸어 논란이 됐었다.

청산 판정을 받은 18개 기업중 대동주택 일성건설 등에 대해 법원이 "청산 이유가 없다"며 법정관리를 유지키로 결정, 금감원측과 갈등을 빚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더기 퇴출의 경우 구조조정 의지는 보일 수 있지만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퇴출기업 선정과정에 무리수가 따르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