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은 유머감각이 없다는 평(評)이 있다.

하지만 재무장관 인준을 위해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그가 한 발언을 보면 이런 세간의 평은 사실이 아닌것 같다.

달러부터 보자.

지난 17일 청문회에서 오닐 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TV방송 필름의 낭비를 막기위해 이 말부터 하는게 좋겠다. 나는 강한 달러를 선호한다. 반대로 생각할 이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오닐은 워싱턴 경험이 처음이 아니다.

포드 행정부시절 백악관 행정관리예산청에서 일했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딕 체니 부통령과 알게 된 것도 이 때다.

그는 워싱턴에서 숫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기억한다며 "사람들은 마치 ''투견(鬪犬)''이나 되는 듯 숫자를 꽉 붙잡았다"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의 세금제도에 대해 "선진사회에 걸맞지 않다"고 평가한 뒤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닐 장관은 또 부시 대통령의 세금감면안은 경기부양책이 아니라면서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통화정책이 먼저"라고 내세웠다.

공화당 출신의 한 상원의원이 세금관련법 개정을 통해 기업투자를 촉진하는 최선의 방안이 뭐냐고 묻자 오닐은 알코아 등 2개의 대기업을 이끌었던 경영자로서 "세금법에 기초해 투자를 결정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은 세금을 내는게 아니라 모으고(collect) 있다"고 덧붙였다.

오닐은 "진실을 말한 대가로 고생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누군가가 ''입닥쳐''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진실을 말할 작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