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대통령의 취임식은 가랑비가 내리는 차가운 날씨 속에 진행됐지만 식장 안팎의 열기는 뜨거웠다.

부시 부자(父子)는 나란히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취임식장 인근 곳곳에서는 인터넷등 첨단장비로 무장한 수천명이 선거결과에 분노를 표시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선서를 하는 순간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아버지에 이어 대통령에 오른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운 듯 두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12년만에 자신에 이어 대통령에 취임하는 아들을 자랑스럽게 지켜보던 조지 부시 전대통령도 흐르는 눈물을 조용히 훔쳤다.

로라 여사와 19세의 쌍둥이 딸 제나와 바버라도 부시의 취임선서 장면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선서를 마친 뒤 ''미국의 새 대통령 조지 W 부시''라고 소개되자 연단의 마이크로 다가가 15분간 취임연설을 했다.

부시는 연설도중 박수소리에 14번이나 연설을 멈췄다.

특히 선거운동에서 밝힌 감세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하는 대목에서는 박수와 함께 환호가 터져나왔다.

○…주최측이 입장권을 남발한 탓인지 식장주변에는 입장권을 갖고도 들어가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이 수천명을 넘었다.

국내 정·재계인사들은 엄청난 ''기부금''을 내고 입장권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인사들은 식장에 들어가지도 못한채 비만 맞고 기다리다 발걸음을 돌렸다.

○…취임식에 참석한 한국정치인들중 상당수는 취임식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거나 취임식 도중에 빠져나오는 등 비싼 돈을 들여가며 미국까지 온 이유를 의심케 했다.

의원들은 "너무 추워서 도저히 견딜수 없다"며 자리를 떴으나 일부 의원은 "이 자리가 최소한 1만달러짜리"라며 끝까지 자리를 지켜 대조를 보였다.

○…부시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행정부가 바뀌면서 백악관 홈페이지(www.whitehouse.gov)도 재빠르게 새 단장을 해 사상 첫 ''홈페이지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취임식이 끝난지 2시간도 안돼 부시 부부의 사진과 취임연설문 전문이 게재됐다.

반면 빌 클린턴 전대통령의 사진과 일대기, 연설문 등은 홈페이지에서 국립문서보관소로 자리를 옮겼다.

○…삼엄한 경비 속에서 취임식이 진행된 워싱턴 의회 의사당 인근에서는 수천명이 ''도둑 환영''등의 피켓을 들고 선거결과에 분노하는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yangbongji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