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영업' '수익맹신' 평가 엇갈려..호리에 제일은행장 경영실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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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금융기법의 전도사인가, 수익에만 몰두하는 장사꾼인가"
21일로 취임 1주년이 된 윌프레드 호리에 제일은행장.
그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3천60억원(추정치)을 올려 제일은행을 우량은행의 반열에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부가 15조4천억원을 공적자금으로 투입해 부실자산을 털어줬다는 점에서 "땅짚고 헤엄치기"였다는 의견도 있다.
또 지나치게 수익성만 추구해 금융시장 전체의 발전에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처럼 호리에 행장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리지만 그가 기존의 은행장과 크게 다른 관행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 제일은행의 변화 =호리에 행장의 1년간 행보는 ''돈 되는 일만 한다''로 요약된다.
그리고 이 원칙을 지키는 것이 바로 ''선진금융기법''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이런 사례중 하나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계좌유지수수료제도.
제일은행은 올해부터 거래고객의 계좌에 월평균 잔액이 10만원 미만이면 2천원의 수수료를 떼고 있다.
새 통장도 5만원 이상 입금하는 고객에게만 개설해 주고 있다.
호리에 행장은 "은행에 이익을 많이 주는 고객을 위해 그렇지 않는 고객에게 서비스 수수료를 물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은행 이익과 상충하면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도 반기를 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의 회사채신속인수제도 시행에 불참하고 새로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협약을 거부한게 대표적인 예다.
호리에 행장은 "은행이 기업을 자율적으로 평가해서 돈을 빌려 줘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선진금융기법이란 이런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노력은 이익구조에 그대로 반영됐다.
제일은행은 지난해 수수료 수입부문에서 2천3백2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1999년 이 부문에서 3백8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 고객들 평가 =기업고객들이 보는 제일은행은 한마디로 ''깍쟁이 같은 은행''이다.
코스닥등록업체인 M사는 지난해 주채권은행을 제일은행에서 한빛은행으로 바꿨다.
적금을 담보로 받았던 대출금 5억원의 만기 연장문제 때문이었다.
M사 관계자는 "만기를 연장하려면 추가로 담보를 넣어야 한다고 해 아예 대출금을 갚고 거래를 끊었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좋게 보면 합리적이고 나쁘게 보면 수익만 따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달라진 행태로는 △수익성 위주 △여신심사 강화 △합리적 의사결정 △정(情)이 없다는 점 등이 있다고 꼽았다.
실제로 제일은행은 기업들에 당좌수표책 수수료까지도 다른 은행보다 1천원 많은 4천원을 받고 있다.
제일은행이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개인고객들은 아직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객장 레이아웃을 바꾼다든지 하는 외형적 변화는 있었지만 서비스 차원에서는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다는게 중론이다.
제일은행이 도입한 계좌유지수수료 등에 대해서도 돈 많은 고객을 우대하는게 선진은행의 관행이긴 하지만 아직 국내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준현 기자 kmjh@hankyung.com
21일로 취임 1주년이 된 윌프레드 호리에 제일은행장.
그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3천60억원(추정치)을 올려 제일은행을 우량은행의 반열에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부가 15조4천억원을 공적자금으로 투입해 부실자산을 털어줬다는 점에서 "땅짚고 헤엄치기"였다는 의견도 있다.
또 지나치게 수익성만 추구해 금융시장 전체의 발전에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처럼 호리에 행장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리지만 그가 기존의 은행장과 크게 다른 관행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 제일은행의 변화 =호리에 행장의 1년간 행보는 ''돈 되는 일만 한다''로 요약된다.
그리고 이 원칙을 지키는 것이 바로 ''선진금융기법''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이런 사례중 하나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계좌유지수수료제도.
제일은행은 올해부터 거래고객의 계좌에 월평균 잔액이 10만원 미만이면 2천원의 수수료를 떼고 있다.
새 통장도 5만원 이상 입금하는 고객에게만 개설해 주고 있다.
호리에 행장은 "은행에 이익을 많이 주는 고객을 위해 그렇지 않는 고객에게 서비스 수수료를 물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은행 이익과 상충하면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도 반기를 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의 회사채신속인수제도 시행에 불참하고 새로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협약을 거부한게 대표적인 예다.
호리에 행장은 "은행이 기업을 자율적으로 평가해서 돈을 빌려 줘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선진금융기법이란 이런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노력은 이익구조에 그대로 반영됐다.
제일은행은 지난해 수수료 수입부문에서 2천3백2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1999년 이 부문에서 3백8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 고객들 평가 =기업고객들이 보는 제일은행은 한마디로 ''깍쟁이 같은 은행''이다.
코스닥등록업체인 M사는 지난해 주채권은행을 제일은행에서 한빛은행으로 바꿨다.
적금을 담보로 받았던 대출금 5억원의 만기 연장문제 때문이었다.
M사 관계자는 "만기를 연장하려면 추가로 담보를 넣어야 한다고 해 아예 대출금을 갚고 거래를 끊었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좋게 보면 합리적이고 나쁘게 보면 수익만 따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달라진 행태로는 △수익성 위주 △여신심사 강화 △합리적 의사결정 △정(情)이 없다는 점 등이 있다고 꼽았다.
실제로 제일은행은 기업들에 당좌수표책 수수료까지도 다른 은행보다 1천원 많은 4천원을 받고 있다.
제일은행이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개인고객들은 아직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객장 레이아웃을 바꾼다든지 하는 외형적 변화는 있었지만 서비스 차원에서는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다는게 중론이다.
제일은행이 도입한 계좌유지수수료 등에 대해서도 돈 많은 고객을 우대하는게 선진은행의 관행이긴 하지만 아직 국내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준현 기자 k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