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회귀선'' 작가 헨리 밀러의 우화소설 ''사다리 아래에서의 미소''(민음사,김수영 옮김)가 번역됐다.

스페인 화가 호앙 미로가 그림을 그린 ''사다리…''는 서커스단의 어릿광대 이야기다.

주인공 광대 어거스트는 무아경을 연기해 유명해진다.

어느날 연기 도중 정말 무아경에 빠지게 된 어거스트는 현실로 돌아오지 않는다.

의아해하던 관객은 조롱을 퍼붓는다.

결국 어거스트는 서커스단에서 쫓겨난다.

유랑극단을 전전하던 어거스트는 쓰러진 동료를 대신해 무대에 설 기회를 잡는다.

헨리 밀러에 따르면 인간은 신의 광대다.

광대는 사다리를 타고 높이 올라가는 묘기를 통해 갈채를 받으려한다.

그러나 사다리 아래(At the foot of the ladder)에 있는 것 만으로 족하다고 밀러는 주장한다.

박수에 미련을 두지 말고 그저 빙긋 웃어 보라고 말한다.

''인간은 광대처럼 영원히 모방할 뿐이다''.

꿈꾸는 듯한 호앙 미로의 채색화 13점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