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죄로 4년4개월째 복역중인 재미교포 로버트 김(61·한국명 김채곤) 구명위원회는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김씨 사면운동을 추진키로 했다.

로스앤젤레스를 방문중인 안약찬(61) 구명위 사무총장은 24일 "인도적 차원에서 형기의 절반가량을 복역한 로버트 김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며 "그는 재판 당시 변호인의 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사면운동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구명위는 이를 위해 한국 및 미국대통령에게 사면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로버트 김은 1997년 7월 변호인들의 조언에 따라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징역 3∼5년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국방기밀취득음모죄로 법정 최고형인 징역 9년에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았다.

로버트 김과 고교동창인 안 사무총장은 또 "로버트 김이 인정한 죄에 비해 연금도 받지 못하는 등 형량이 과다하기 때문에 작년 10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제4연방지법에 제출한 형량재심청원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총장은 "연방지법이 3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아 재심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안 총장은 향후 구명계획에 대해 한인사회가 로버트 김 석방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도록 하고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구성된 미주후원회를 통합하며 미국 한인회장단과 종교계 인권운동지도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펜실베이니아 앨런우도 교도소에서 로버트 김을 면회한 안 총장은 "로버트 김이 가석방(형기의 85%를 마치면 가능)되면 미국에서 올해 88세인 부친을 모시고 살다 형기가 만료되면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며 그가 운동과 성경 읽기,영어 가르치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