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수 < 시큐아이닷컴 대표이사 ceo@secui.com >

설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고향 제주도를 찾았다.

한 자리에 모인 친척들 사이에서 미국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 선수가 9백90만달러에 연봉계약을 했다는 내용이 화제가 됐다.

미국으로 건너갈 1994년 당시 1만5천달러에 불과했던 연봉이 7년 만에 6백60배나 뛰어올랐다.

국내 최고 선수와 박 선수의 연봉을 비교해 보니 그 차이가 40배가 넘는다.

아직 우리 시장보다는 미국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은 곧 막대한 부를 보장한다.

얼마전부터 많은 벤처기업들이 한국에서 거둔 성공을 믿고 미국 실리콘밸리로 진출했다.

그러나 성공했다는 얘기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국내 굴지의 벤처 캐피털들이 벤처기업의 현지화를 돕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미국 진출기회는 많지만 성공은 그리 쉽지 않다.

박 선수의 투구는 현지 전문가들에 의해 다듬어져 최고가 됐다.

마이너리그라는 훌륭한 연습장도 있었다.

벤처기업들이 기술력 하나만 갖고 아무런 지원없이 미국으로 가는 것은 마이너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로 직행하는 것과 같다.

최근들어 불안한 코스닥보다는 나스닥,아멕스 등 미국증시에 직상장을 추진하는 벤처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의 마케팅을 위해 명문대 MBA과정에 직원을 보내는 기업도 늘고 있다.

세계적인 IT강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은 창업 초기부터 본사를 미국에 둔다.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모두 미국식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다.

미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충분한 시장조사와 현지 경영인 도입,미국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써야 한다.

한국에서처럼 인맥 위주나 주먹구구식의 비즈니스는 통하지 않는다.

우리 기업들은 좋은 아이템과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시장상황을 분석해 만든 비즈니스모델과 제대로 된 전략이 결합된다면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

2001년은 한국의 벤처기업이 세계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

소신있는 도전은 성공을 가져올 것이다.